ASML 주가 9% 폭락...관세 불확실성에 2026년 성장 전망 흐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주가가 2026년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 후 장 전 거래에서 9% 가까이 급락했다.

오늘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크리스토프 푸케 최고경영자(CEO)는 2026년을 앞두고 AI 고객사들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거시경제와 지정학적 상황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2026년 성장을 위한 준비는 계속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 이를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투자자 행사에서 2026년이 성장의 해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발언이다. ASML은 자사가 불확실성에 얼마나 취약한지 잘 인식하고 있다.

푸케 CEO는 구체적인 경제적, 글로벌 과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EU 및 주요 시장인 중국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EU에 서한을 보내 8월 1일부터 EU 수입품에 3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다만 브뤼셀과 워싱턴 간 무역협상이 계속되고 있어 이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텔과 TSMC 같은 미국 고객사들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ASML에게 중요한 사안이다.

ASML은 3분기 매출이 74억~79억 유로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83억 유로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2025년 연간 매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300억~350억 유로에서 15% 성장으로 범위를 좁혔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긍정적이었다. 순매출은 시장 예상치 75.2억 유로를 상회하는 77억 유로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예상치 20.4억 유로를 웃도는 22.9억 유로를 달성했다.

신규 수주도 예상치 41.9억 유로를 크게 상회하는 55억 유로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칩의 가장 정교한 층을 프린트할 수 있게 해주는 첨단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시스템의 수요가 강했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ASML에 대한 월가의 투자의견은 '매수' 2건, '보유' 4건으로 '중립적 매수'다. 최고 목표가는 965달러이며, 합의 목표가는 887달러로 7.77%의 상승여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