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 내내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며 10년물 국채 금리는 4.33%, 2년물 금리는 3.79%까지 치솟았다. 이는 시장이 9월 금리인하에 대한 낙관적 기대가 지나쳤다는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 강세도 파월 의장이 완화적 기조를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채권시장은 통상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는데, 현재 연준이 시장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파월 의장이 아직 입을 열지도 않았는데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잭슨홀은 통상 큰 파장을 일으키는 자리가 아니었으나, 파월 의장은 이를 변화시켰다. 그의 이전 연설들은 주식, 채권, 외환 시장을 크게 움직였다. 오늘은 파월 의장의 마지막 잭슨홀 연설이 될 것이며, 그의 모든 발언이 금과 같이 중요하게 여겨질 전망이다.
현재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S&P500 지수가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9월 금리인하 기대감도 빠르게 사그라들고 있다. 파월의 연설은 시장이 통화완화의 신호를 받을지, 아니면 또 다른 실망감을 맛보게 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연설의 무게감을 더하는 것은 복합적인 도전 과제들이다.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고용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 일부 증권가에서는 현재 상황이 스태그플레이션의 초기 징후와 유사하다고 경고한다. 동시에 파월은 정치적 압박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더 빠른 금리인하를 요구하며 연준 관리들을 공개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압박은 어떤 연준 의장도 원치 않는 상황이다.
파월은 와이오밍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지만, 동시에 월가와 실물경제, 그리고 백악관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이한 점은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름 동안 채권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낮았다는 것이다. 국채 시장의 변동성을 측정하는 MOVE 지수는 수년 만에 가장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표면적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역사적으로 잭슨홀은 조용히 끝나지 않았다. 파월은 이전에도 이 자리를 시장의 기대를 재조정하는 데 활용한 바 있다. 시장은 그의 한 문장, 신중하게 선택된 한 줄이 전 자산군에 걸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파월이 비둘기파적 입장을 보이며 금리인하가 임박했음을 시사할 경우, 금리는 하락하고 주식시장은 숨통이 트이며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 반면 인플레이션을 강조하며 매파적 기조를 유지한다면, 금리 급등과 달러 강세, 주식에서 암호화폐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시장 변동성이 예상된다.
채권시장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파월이 잭슨홀에서 연설대에 오르는 순간, 유일한 의문은 시장의 흔들림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 것인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