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일론 머스크가 최근 자신의 챗봇 차기 버전인 그록 5(Grok 5)가 인공일반지능(AGI)에 가장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AI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잘 보여준다. 미국은 단순한 도구 개선을 넘어 인간 수준의 사고가 가능한 기계를 만드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믿고 있다. 오픈AI, 알파벳(GOOG), 메타플랫폼스(META) 등이 기록적인 투자를 하며 이러한 AI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증권가는 대형 기술기업들이 2025년 데이터센터, 인재 영입, 연구 개발에 3440억~40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국은 다른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미국에서 AGI는 최고의 목표가 됐다. 지지자들은 AGI가 군사적 우위 확보, 새로운 질병 치료법 개발, 기후변화 대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연구진은 2027년이면 초지능 시스템이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투자 규모를 보면 얼마나 큰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의회 패널은 미국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 AI 분야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위험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오픈AI가 공개한 GPT-5는 AGI를 향한 큰 진전이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많은 사용자들은 실망감을 표했다. 샘 알트만 CEO는 출시가 순탄치 않았음을 인정하고 기대치를 낮추려 했다. 다른 기술 기업 수장들도 과감한 전망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투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AGI를 향한 경쟁이 거품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현재 활용 가능한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업계에 효율성을 높이고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도구 개발을 촉구했다. 중앙정부는 진전을 가속화하기 위해 1월 84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고, 지방정부와 은행들도 자체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도시들은 'AI+' 기치 아래 일상생활과 산업에 AI를 접목하는 발전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실용적 접근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AI 모델은 학교 시험 채점, 농작물 재배 자문, 경찰 사건 대응 지원 등에 활용되고 있다. 칭화대는 의사들이 가상 동료와 협력하는 AI 지원 병원을 건설 중이다. 공장에서는 지능형 로봇이 섬유 검사와 자동차 조립에 투입되고 있다. 슝안시는 농민들의 병충해 방제와 일기예보 개선을 돕는 지역 AI 모델을 도입하기도 했다.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부분적으로 제약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대규모 모델 학습에 필요한 최고급 반도체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소규모 데이터센터와 오픈소스 도구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국경을 넘어 AI를 광범위하게 보급하고 도입 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의 실용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 공룡 알리바바가 궁극적으로 AGI 개발을 목표로 하겠다고 선언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매우 다른 베팅을 하고 있다. 미국은 언젠가 인간의 사고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계라는 장기적 비전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단기적 도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는 목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위험을 안고 있다. 중국은 일반 지능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경우 뒤처질 위험이 있다. 현 시점에서 두 전략 모두 의미가 있으며, 어느 길이 더 큰 성과를 거둘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