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최근 자사 챗봇의 차기 버전인 그록 5(Grok 5)가 인공일반지능(AGI)에 가장 근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AI의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잘 보여준다. 미국은 단순한 도구 개선을 넘어 인간 수준의 사고가 가능한 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믿고 있다. 오픈AI, 알파벳(구글 모회사), 메타 등이 기록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이러한 AI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증권가는 빅테크 기업들이 2025년 데이터센터, 인재 영입, 연구개발에 3440억~40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은 다른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미국에서 AGI는 최고의 목표가 됐다. 지지자들은 AGI가 군사적 우위를 가져다주고, 질병 치료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며, 기후변화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연구진은 2027년에 초지능 시스템이 등장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투자 규모를 보면 얼마나 판돈이 커졌는지 알 수 있다. 의회 패널은 미국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 AI 분야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오픈AI가 공개한 GPT-5는 AGI를 향한 큰 진전이 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많은 사용자들은 실망감을 표했다. 샘 알트만 CEO는 출시가 순탄치 않았음을 인정하고 기대치를 낮추려 했다. 다른 테크 기업 수장들도 대담한 전망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투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AGI 추구가 거품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당장 활용 가능한 AI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업계에 효율성을 높이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도구 개발을 촉구했다. 중앙정부는 진전을 가속화하기 위해 1월에 84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했고, 지방정부와 은행들도 자체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도시들은 'AI+' 기치 아래 AI를 일상생활과 산업에 접목하는 발전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실용적 접근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AI 모델은 학교 시험을 채점하고, 농민들에게 작물 관련 조언을 하며, 경찰의 사건 대응을 돕고 있다. 칭화대는 의사들이 가상 동료와 협력하는 AI 지원 병원을 건설 중이다. 공장들은 지능형 로봇을 활용해 섬유를 검사하고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슝안시는 농민들의 병충해 방제와 일기예보 개선을 돕는 지역 AI 모델을 도입하기도 했다.
중국의 이러한 행보는 부분적으로 제약에서 비롯됐다. 미국의 수출 규제로 대규모 모델 학습에 필요한 최고급 반도체 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중국은 소규모 데이터센터와 오픈소스 도구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됐다. 자국을 넘어 AI를 광범위하게 보급하고 도입 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실용적 AI에 집중하고 있지만, 알리바바는 결국 AGI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미국과 중국은 매우 다른 베팅을 하고 있다. 미국은 언젠가 인간의 사고를 따라잡을 수 있는 기계라는 장기적 비전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 전반을 지원하는 단기적 도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는 목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위험을 안고 있다. 중국은 일반 지능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경우 뒤처질 위험이 있다. 현 시점에서 두 전략 모두 의미가 있으며, 어느 길이 더 큰 성과를 낼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