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WHR)이 해외 경쟁사들이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해 미국의 관세를 회피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가전제품 제조업체는 미국 당국에 관세 데이터를 근거로 소매가격은 변동이 없는데도 6월부터 수입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밝혔다. 월풀은 그동안 해외 경쟁사들과 무역 분쟁을 자주 벌여왔으며, 이번 논란으로 긴장이 다시 고조될 전망이다.
월풀은 연방 수입 기록에 따르면 여러 가전제품의 신고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중국산 음식물 처리기의 평균 가격이 올해 초 21달러에서 7월에는 8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태국산 가스레인지는 절반 이상 하락해 약 175달러가 됐고, 한국산 세탁기는 838달러에서 73달러로 폭락했다. 월풀은 이러한 수치가 비현실적이며 관세를 줄이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월풀은 이 데이터를 미국 세관국경보호청과 공유했지만 공식 제소는 하지 않았다. 전 상무부 관리이자 월풀의 자문위원인 대니얼 칼훈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회피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신속히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월풀은 삼성전자(SMSN), LG전자, GE어플라이언스를 소유한 중국 기업 하이얼스마트홈을 잠재적 위반 기업으로 지목했다. 세 기업 모두 이러한 주장을 부인했다. LG전자는 미국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GE어플라이언스는 월풀의 주장이 잘못됐고 심지어 자사가 수입하지도 않은 제품이 포함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GE는 또한 월풀이 경쟁사를 공격함으로써 '자사의 부진한 실적'을 감추려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데이터 입력 오류도 한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세사들은 6월에 도입된 새로운 철강 관세로 인해 보고가 더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선적 기록에 오류가 발생해 단위당 가치가 낮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세관 요원들은 이미 항구에서 검사를 강화해 저평가 가능성을 더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월풀 주가는 가전제품 수요 부진으로 올해 약 16% 하락했다. 최근 이사회는 재무상 압박을 시사하며 분기 배당금을 주당 1.75달러에서 0.90달러로 삭감했다. 2분기 실적에서는 매출이 전년 대비 5.4% 감소한 37.7억 달러를 기록했고, 주당순이익은 시장 예상을 하회한 1.34달러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월풀은 관세 규정이 더 엄격하게 시행되면 자사에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사 가전제품의 약 80%가 국내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월풀 주식은 매수 1건, 보유 3건, 매도 2건으로 보유 의견이 우세하다. 월풀의 평균 목표주가는 90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2.28% 하락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