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추가 상승 가능성 주목 [레버리지셰어즈 인사이트]

[편집자 주 :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금융 시장은 영국입니다. 세계 3대 거래소인 런던거래소는 전세계 선물·옵션 거래의 절반을 담당합니다. 발전된 금융기법을 토대로, 미국 시장에서도 할 수 없는 고배율 레버리지 투자 역시 이 곳에서 이뤄집니다. 고배율 투자만큼, 영국 시장은 투자의 위험성을 감수하기 위한 분석도 함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 레버리지 전문 자산운용사인 레버리지셰어즈(Leverage Shares)의 시장 분석을 한국경제TV에 옮겨 싣습니다.]




인디애나폴리스에 본사를 둔 일라일릴리는 시가총액 약 8천억 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제약사 중 하나다. 암, 당뇨, 비만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어가며 일라이 릴리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


FDA 승인으로 입증된 일라이 릴리의 혁신 리더십

이번 주가 랠리의 중심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일련의 승인 소식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은 것은 진행성 유방암 치료제 '인루리요(Inluriyo)'의 승인이다. 이 약물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뿐 아니라, 상업적으로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강력한 수요가 예상된다. 이를 통해 일라이 릴리는 고부가가치 치료제 분야인 종양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게 되었다.

한편, 당뇨병 치료제도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GLP-1 치료제 '오포글립론'이 제2형 당뇨 환자 타깃의 임상 3상 시험에서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오럴 세마글루타이드'를 능가하는 결과를 보여준 것이다. 비만과 제2형 당뇨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가운데, 릴리의 확장된 포트폴리오는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와 장기 성장의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계약과 미국 내 대규모 투자로 안정성 강화

이번 랠리에는 미국 재향군인부와의 80억 달러 규모 계약 체결도 큰 역할을 했다. 이 다년간의 계약은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해 재무적 안정성을 가지는 동시에, 대규모 치료제 공급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9월 23일, 일라이 릴리는 텍사스 휴스턴에 65억 달러를 투입해 신규 제조 시설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오포글립론을 포함한 소분자 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이에 앞서 버지니아주에 50억 달러 규모의 제조 공장 건설 계획도 공개했다.

이러한 미국 내 투자는 공급망 안정화뿐 아니라, 해외 생산 의존도를 줄이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와 맞물려 있다. 특히 미국 내 생산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의약품에 부과된 100% 관세 면제 혜택을 받게 되었으며, 이는 해외 생산에 의존하는 경쟁사들 대비 비용 경쟁력과 규제 리스크 측면에서 큰 이점을 제공한다.


재무 성과로 확인된 견조한 체력

규제 승인과 투자 소식뿐 아니라, 탄탄한 재무 실적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2분기 매출 155억 5,000만 달러, 매출총이익률 84.3%, 순이익 56억 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7.91%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며, 투입 자본 대비 탁월한 수익 창출 능력을 입증했다. 다만 부채비율이 1.86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어서, 금리 상승이나 경기 둔화 시에는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잠재적 리스크로 지적된다.


정책적 지원 및 트럼프 행정부의 'TrumpRx' 약가 개혁

트럼프 행정부는 직접구매 방식의 약가 개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웹플랫폼인 TrumpRx.gov 개설을 추진 중이다. 2026년 초 정식 출범 예정인 이 웹플랫폼은 환자가 제약사로부터 직접 처방약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여, 보험사나 약품 유통 중개자를 배제한다.

화이자가 최초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일부 의약품 가격을 최대 85% 인하하는 대신, 3년간 관세 면제 혜택을 받기로 했으며, 일라이 릴리 역시 비슷한 협약을 미 정부와 협의 중이다. 이러한 자발적 협력 모델은 강제 규제 대신 협의 기반의 가격 조정이라는 점에서 제약사들에게 기회로 평가된다. 정책 발표 직후 S&P 500 제약지수가 상승했고, 일라이 릴리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주로 꼽혔다.


다각화된 시장 리더십

현재 제약 산업은 GLP-1 계열 치료제를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 화이자, 암젠 등이 주요 경쟁자로 나서고 있지만, 릴리는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통해 이미 시장 선도적 입지를 확보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혁신이 이러한 입지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릴리의 강점은 기존 치료제 기술을 다른 적응증으로 확장하는 능력이다. 최근에는 체중 감량제와 알츠하이머 치료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며, 릴리가 신경퇴행성 질환 시장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확장은 향후 수십억 달러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옵션 시장의 과열, 투자자 신뢰 반영

이번 주가 급등은 옵션 시장의 폭발적인 매수세로 더욱 강화됐다. 콜옵션 거래량이 평소의 4배 수준으로 급증하며, 주가 상승에 '자기강화형 모멘텀'을 형성했다. 이로 인해 내재 변동성이 상승했고,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큰 가격 변동을 예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옵션 시장은 투자자들이 일라이 릴리의 미래 성장 스토리에 여전히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2024년 8월 사상 최고가인 972.53달러를 기록한 후, 일라이 릴리 주가는 약 1년간 하락세를 이어가며 2025년 8월 623.78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이 시점이 하락 추세의 바닥으로 보인다. 8월 저점 이후 주가는 강하게 반등해 장기 하락 추세선을 돌파했으며, 이는 중장기 상승 전환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주가는 2024년 고점과 2025년 저점을 기준으로 계산한 피보나치 61.8% 되돌림 구간까지 회복했다.

단기적으로는 과매수 구간에서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향후 수개월 내에 이전 최고가 972.53달러 재시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적 신호와 견조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일라이 릴리가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리스크와 미래 과제
일라이 릴리를 둘러싼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여전히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선 높은 부채비율은 재무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거시경제 여건이 긴축 국면으로 전환되거나 금리가 상승할 경우, 차입 비용이 늘어나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또한 연구개발(R&D)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도 주요 리스크다. 제약 혁신은 막대한 자본과 긴 개발 기간을 필요로 하며, 임상시험 자체가 본질적으로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 따라서 임상 단계에서의 예기치 못한 실패나 지연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약화시키고,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정책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약가 정책 방향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어느 정도 완화시켰지만, 의약품 가격 문제는 여전히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있다. 향후 의회에서 보다 강력한 가격 통제나 규제 강화 논의가 재점화될 경우, 제약 업계 전반에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제약 산업은 본질적으로 시장 변동성과 투자 심리에 민감한 산업이다.

임상시험 결과, 규제 승인 여부, 혹은 경쟁사의 신약 개발 소식 등 단일 이벤트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뉴스 흐름에 따른 급격한 가격 변동 가능성을 항상 염두해야 한다.


결론

일라이 릴리는 종양학, 당뇨병, 비만 치료 분야에서의 선도적 입지와 함께, 미 정책 당국과의 유연한 대응을 통해 현재 제약 산업 내에서 가장 돋보이는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낙관론과 함께 신중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높은 부채 수준, 증가하는 연구개발 비용, 그리고 지속되는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할 핵심 요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각화된 제품 포트폴리오, 견고한 신약 파이프라인, 그리고 미국 내 제조 역량 확충 전략은 일라이 릴리가 향후 도전에 대응하며 주주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월가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일라이 릴리는 단순히 제약 업종의 상승세에 편승한 기업이 아니라, 산업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주체다. 1년간의 조정기를 마친 지금, 그 상승세는 이제 막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