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 체중 감량용 위고비·젭바운드 열풍에 GLP-1 약물 구하기 어려워

체중 감량을 위한 GLP-1 약물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심각한 공급 문제가 발생해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이 중요한 약물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2형 당뇨병 관리와 체중 감량에 이중 역할을 하는 블록버스터 약물이다.

이 약물들은 췌장이 더 많은 인슐린을 생성하도록 유도하고 배고픔을 억제해 위에서 소장으로의 음식 이동을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이런 약물의 인기가 당뇨병 환자와 비만 환자뿐 아니라 미용 목적의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급증했다. 이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와 광고의 영향이 크다.

그 결과 GLP-1 약물의 만성적인 품귀 현상이 발생해 2형 당뇨병 환자들이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의 먼자로(티르제파타이드) 같은 당뇨병 치료제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포브스는 CNN을 인용해 체중 감량을 위해 허가 외 사용되는 위고비가 전국 판매량의 최소 32%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앤섬 블루크로스블루실드의 분석에 따르면 위고비 처방의 60% 이상이 당뇨병 증거가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에 따르면 먼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젭바운드에도 들어 있으며, 현재 티르제파타이드 기반 판매의 2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FDA가 비만 치료제로 승인한 또 다른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GLP-1 제품인 위고비도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2018년에는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약물의 90% 이상이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됐지만, 비만 치료를 위한 허가 외 사용이 증가하면서 2023년에는 이 비율이 58%로 떨어졌다.

NPR 보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의 다른 GLP-1 제품으로 당뇨병 치료용으로만 승인된 트룰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도 품절되고 있다.

FDA 같은 기관의 지시 없이는 당뇨병 환자에 대한 우선 공급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FDA가 일반적으로 허가 외 처방에 대해 개입하지 않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어 이런 지시가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