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세계적 원자재 기업 글렌코어의 전직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억만장자 알렉스 비어드와 4명의 전직 임원을 서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 이 회사는 2022년 부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알렉스 비어드 전 글렌코어 석유 부문 대표가 영국 중대비리수사청(SFO)으로부터 부패 혐의로 기소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비어드와 함께 4명의 전직 글렌코어 직원들도 기소됐다. 비어드는 2019년 퇴사 전까지 10년 이상 글렌코어의 석유 부문을 이끌었다.
비어드는 글렌코어의 서아프리카 석유 사업을 위해 부패한 자금을 지급하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SFO는 비어드가 2007년부터 2014년 사이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의 정부 관료 및 국영 석유회사 직원들과 부적절한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비어드의 전 부사장이었던 앤디 깁슨도 나이지리아, 카메룬, 코트디부아르에서 부패한 자금을 지급하고 허위 송장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아프리카 석유 거래에 관여했던 전직 글렌코어 직원 폴 홉커크, 라몬 라비아가, 마틴 웨이크필드에게도 추가 혐의가 적용됐다. 이들 4명의 전직 글렌코어 직원들은 9월 10일 영국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1974년 고 마크 리치가 설립한 글렌코어는 전 세계에 광산, 석유, 무역, 농업 사업을 운영하는 원자재 대기업이다. 2011년 상장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495억5000만 파운드(약 63조2739억 원)에 달한다.
이번 사건은 글렌코어가 2022년 미국과 영국에서 부패 및 시장 조작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15억 달러의 벌금을 물게 된 사건의 후속 조치다. 글렌코어 퇴사 후 어댑토젠 캐피털을 설립한 비어드는 지난 7월 12일 이 회사에서도 물러났다.
SFO의 닉 에프그레이브 국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뇌물은 금융시장을 훼손하고 지역사회에 지속적인 피해를 끼칩니다. 오늘의 조치는 해외 부패를 폭로하고 책임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중요한 단계입니다"라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비어드의 순자산은 20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는 2019년 당시 글렌코어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었다. 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을 나왔다.
한편 글렌코어 주가는 이 소식이 전해진 뒤 3.26% 하락한 10.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