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밑에서 백악관 공보국장을 잠시 역임했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전 상관의 '괴롭힘 전술'이라고 주장하는 행태를 비난했다.
'저지 효과' 노린 행보
스카라무치는 X(구 트위터)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나쁜 사람"이라며 "이는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번 주 사태로 추가적인 증거가 제시됐다"고 밝혔다.
스카이브릿지캐피털의 설립자이자 사업가인 스카라무치는 트럼프가 지난 주말 공화당 소속인 브라이언 케이프 조지아 주지사를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토요일 애틀랜타 유세에서 "이 도시는 살인 현장 같은데 주지사는 꽁무니나 빼지 말고 뭐라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스카라무치는 트럼프의 케이프 주지사 공격 의도에 대해 "단순히 주지사를 공격하려는 게 아니라 저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역겨운 트럼프와 결별하려는 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며 "그렇게 하면 그들을 매장하고 전국적으로 망신을 줄 것이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스카라무치는 "공화당에서 트럼프에 맞선 사람은 하나같이 선거에서 패배했거나 당에서 쫓겨났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내 여론 악화
스카라무치는 또한 트럼프에 대한 공화당 진영의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원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의원직까지 사임한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 그리고 대부분의 선출직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를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스카라무치는 "매카시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민주당·캘리포니아)이나 미치 매코넬 상원 소수당 대표(공화당·켄터키)와 함께 섰다면 지금쯤 대선 후보로 나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공화당을 재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카시가 겁쟁이라서 공화당은 이제 '방화범'이자 '문서 절도범', '선동가'를 당 수장으로 모시게 됐다"며 "트럼프는 당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아마도 최고의 주지사' 중 한 명을 협박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스카라무치는 "케이프 주지사는 트럼프가 얼마나 끔찍한 인간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폭력배가 협박하는 것"이라며 "케이프가 지금 트럼프를 지지하는 건 실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품위 있고 좋은 미국적 가치에 투표하라. 이 패배자에게 투표하지 마라. 이 패배자이자 인간 혐오자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마라"고 촉구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경쟁에서 물러난 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해리스가 출마한 이후 트럼프는 전국 여론조사에서 앞서던 우위를 잃고 뒤처지고 있다. 최근 트럼프는 뉴욕주 대법원의 '입막음 돈' 재판 선고를 막으려던 시도가 연방 대법원에 의해 거부되는 등 법정에서 잇따라 패배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