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앞두고 채권시장 공포 지수 1년래 최고치... `채권 자경단, 조기 투표`

미국 유권자들이 역사상 가장 치열한 대선 투표에 나선 가운데 채권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ICE BofAML 미국 채권시장 옵션 변동성 추정 지수, 일명 'MOVE' 지수는 월요일 136으로 마감해 2023년 10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MOVE 지수의 급등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로 인해 채권시장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MOVE 지수란?

MOVE 지수는 흔히 '채권의 VIX'로 불리며,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국채 시장의 예상 변동성을 측정한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추적하는 VIX와 마찬가지로 MOVE 지수는 채권 투자자들의 '공포 게이지'로 여겨진다.

MOVE 지수가 높아질수록 향후 채권 가격 변동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금리, 인플레이션, 그리고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우려를 반영한다.

대선 긴장감이 채권시장 불안 야기

미국 대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의 수석 정치 분석가인 네이트 콘에 따르면, 11월 5일을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주요 경합주에서 의미 있는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콘은 "현대 여론조사 역사상 최종 여론조사에서 이렇게 접전을 보인 선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선거 결과가 장기화되고 논란의 여지가 있을 가능성이 채권시장의 우려를 증폭시켰다. 9월 말 이후 변동성이 51% 급증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또한 당선자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연방 부채를 증가시킬 경우 재정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

책임 있는 연방 예산 위원회(CRFB)에 따르면, 트럼프의 지출 계획은 향후 10년간 국가 부채를 7조 7,500억 달러 증가시켜 2035년까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143%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반면 카멀라 해리스의 제안은 부채를 3조 9,500억 달러 증가시켜 같은 해 GDP 대비 부채 비율을 약 134%로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 변동성 지수, 9월 말 이후 50% 이상 상승



트럼프의 관세 계획, 인플레이션 공포 부추겨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중국산 수입품과 기타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 제안이 실현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

트럼프는 중국 제품에 60% 관세를, 그리고 보편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JP모건 분석가들은 최악의 경우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최대 2.4%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IMF 부총재 기타 고피나트는 10월 "관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수익률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잠재적인 미래 가격 상승을 상쇄하기 위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50bp 상승했으며 화요일 4.33%를 기록했다.

'채권 자경단' 재등장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한 채권시장의 반응은 신속하고 강력했다.

베테랑 월가 투자자 에드 야르데니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 자경단들이 미 국채를 매도하며 조기에(그리고 자주) 투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 국채를 추적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채 ETF(나스닥: TLT)는 2024년 10월 약 6% 하락했다.

두 후보 모두 상당한 부양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야르데니는 "채권시장이 스스로 경제를 긴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야르데니는 이러한 수익률 급등으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5% 대로 올라갈 수 있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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