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美 법무부의 크롬 매각 요구에 시총 150조 원 증발... 10개월래 최대 낙폭

알파벳(나스닥: GOOGL, GOOG)의 주가가 목요일 뉴욕 거래에서 6% 이상 급락했다. 이는 2024년 1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번 하락으로 시가총액이 1200억 달러(약 150조 원) 이상 증발하며 알파벳의 가치가 2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주요 내용

급락 배경

이번 급락은 미국 법무부(DOJ)가 구글을 상대로 한 대규모 반독점 소송에서 광범위한 시정 조치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수요일 DOJ는 검색 및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력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제안했다. 이는 알파벳의 핵심 사업 운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내용이다.

가장 강력한 권고안은 알파벳에게 구글 크롬 브라우저를 매각하라는 것이다. 크롬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인터넷 최고의 브라우저다.

규제 당국은 크롬이 알파벳이 검색과 광고 기술 시장에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이번 매각 요구는 기술 대기업의 가장 통합되고 수익성 높은 생태계 중 하나에 대한 전례 없는 정부 개입이 될 전망이다.

다른 제안으로는 구글에 경쟁사와 검색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강제하는 방안과 애플의 사파리 같은 기기와 웹 브라우저에서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하는 계약을 종료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DOJ는 성명을 통해 "구글의 불법 행위로 경쟁사들은 중요한 유통 채널뿐 아니라 이 시장에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해주는 유통 파트너까지 빼앗겼다"고 밝혔다.

시장 영향

알파벳의 비즈니스 모델은 서비스 간 시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알파벳의 '검색 및 기타' 부문은 49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했다.

2023 회계연도 전체로는 알파벳이 3074억 달러의 총매출을 기록했다. 부문별 매출 내역을 보면 검색과 광고 수입에 대한 알파벳의 의존도를 잘 알 수 있다:

• 구글 검색 및 기타: 1750억 달러
• 유튜브 광고: 315억 달러
• 구글 네트워크: 313억 달러
• 구글 클라우드: 331억 달러
• 기타 매출: 347억 달러
• 기타 베팅: 15억 달러

이 수치들은 DOJ가 알파벳의 가장 수익성 높은 사업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롬의 강제 분사와 데이터 공유 의무화, 기본 설정 계약 제한 등의 조치는 알파벳의 경쟁 우위와 수익성을 잠식할 수 있다.

전문가 의견: 구글의 전략적 과제

DOJ 발표에 앞서 RBC 캐피털마켓은 Scope3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오켈리와의 대화 내용을 공유했다. 광고 기술 분야의 베테랑인 오켈리는 반독점 소송에 비춰본 알파벳의 미래에 대해 중요한 지적을 했다:

1. 오픈 인터넷 vs AI: 오켈리는 소비자들이 AI 기반 경험으로 이동함에 따라 오픈 인터넷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고 본다. 그는 "DOJ는 미래가 아닌 지난 10년을 놓고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 크롬의 역할: 그는 구글의 네트워크 사업이 "기존 광고 기술 자산을 소유하는 데 의존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크롬이 없어도 사용자들은 계속해서 구글닷컴에서 검색할 것이라며, 크롬의 가치가 생각만큼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3. 규제의 차이: 오켈리는 유럽과 미국의 규제 접근법에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쿠키 금지와 더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규칙을 신속하게 시행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규제는 실현되는 데 더 오래 걸릴 수 있어 알파벳에게 더 많은 적응 시간을 줄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