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트 머독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가족 신탁을 장남 라클란에게 유리하게 변경하려던 시도가 제동이 걸렸다.
주요 내용
드라마 '석세션'을 연상케 하는 판결에서
에드먼드 J. 고먼 주니어 판사는 머독의 신탁 변경 시도에 찬물을 끼얹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고먼 판사는 96페이지에 달하는 문서에서 머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판사는 "라클란 머독의 경영권을 영구적으로 공고히 하려는" 계획이 "교묘하게 꾸며진 연극"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머독은 가족 신탁을 수정해 라클란의 폭스뉴스 경영권과 편집 방향 결정권을 강화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공정성이다. 현재 신탁은 머독의 네 자녀인 라클란, 제임스, 엘리자베스, 프루던스에게 동등한 지배권을 부여하고 있다.
라클란은 현재 폭스 코퍼레이션의 회장 겸 CEO, 뉴스 코퍼레이션(NASDAQ:NWSA)의 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회사를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다.
머독의 다른 자녀들인 제임스, 엘리자베스, 프루던스는 신탁 변경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지에 따르면 이들은 라클란보다 덜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영향
93세의 억만장자 미디어 거물인 머독은 현대 케이블 프로그래밍 형성에 큰 역할을 한 인물로, 이번 고위급 법적 판결은 그에게 중대한 차질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머독의 미디어 제국은 폭스 뉴스를 넘어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포스트 등을 포함하며, 이들 매체는 주로 보수적인 편집 방향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보수적 성향은 시청률과 독자층 확보에는 도움이 됐지만, 머독에게 수백만 달러의 법적 비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지난해 폭스가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즈와의 명예훼손 소송에서 7억 8750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합의금을 지불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머독과 회사는 2020년 대선과 관련해 허위 주장을 했다는 혐의에 대해 방어했다.
향후 전망
머독의 변호사인 아담 스트레이샌드가 항소를 약속한 만큼 가족 간 분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미지: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