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트럼프에 반박 "관세 대응하겠지만 국경 문제 공동 해결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 캐나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대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신속히 상응 조치를 취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에게 멕시코의 비상 전략을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스페인어 매체 인포르마도르에 따르면 그는 "우리나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준비해온 플랜B를 실행하라"며 "여기에는 관세 및 비관세 조치가 포함된다"고 밝혔다.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과의 갈등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멕시코는 이웃 국가 간 협력을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통해 공동 전략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가 관세 인상의 근거로 삼은 조직범죄와 펜타닐 밀매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를 향해 "문제는 관세 부과가 아닌 대화와 소통으로 해결하는 것"이라며 "최근 몇 주간 귀국 국무부와 그렇게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언급한 이민 감소 데이터가 멕시코 정부가 제공한 수치에서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협회(CFR)에 따르면 멕시코는 대미 무역 의존도가 매우 높다. 멕시코 수출의 80% 이상(자동차, 기계류, 농산물, 의료기기 등)이 미국으로 향하며 이는 미국 전체 수입의 15%를 차지한다. 이러한 의존도는 멕시코 북부 공업지대에서 특히 높은데, 이 지역이 연간 2000억 달러가 넘는 대미 수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관세 부과로 멕시코 GDP가 16% 감소할 수 있으며 자동차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멕시코의 자동차 수출 250만 대 중 80%가 미국으로 간다. 에너지 부문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멕시코 원유 수출의 60%가 미국으로 향하는 반면 정제유의 70% 이상을 미국에서 수입한다. 관세로 인한 연료비 상승은 멕시코 경제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경우 미국이 다른 어떤 부문보다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 더 많이 수입한다. 2023년 기준 멕시코에서 1470억 달러, 캐나다에서 600억 달러 가량의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을 수입했다.

포드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는 미국 시장용 차량과 부품을 생산하는 멕시코 공장을 운영 중이며, 여러 차종과 부품 조립에 멕시코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까? 멕시코 대외무역위원회의 미겔 란데로스 회장은 멕시코 일간지를 통해 "멕시코 경제가 작년에 좋지 않은 실적을 기록해 극도로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