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물가연동국채 수익률 16개월 만에 최고치... `연준 금리인하 속도 더뎌질 것`

미국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를 나타내는 핵심 시장 지표가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경제의 지속적인 물가 압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시장 심리 변화는 이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전망과 채권 시장 포지셔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레이딩뷰 데이터에 따르면 월요일 종가 기준 미국 10년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은 2.45%까지 상승했다. 이는 명목 국채 수익률과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의 스프레드에서 도출된 지표다.

이는 투자자들이 향후 10년간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2.4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채권 보유자들에게 이 수치는 매우 중요하다.

향후 10년간 연평균 인플레이션이 2.45%를 초과할 경우, 아이쉐어즈 TIPS 채권 ETF(NYSE:TIP)로 대표되는 물가연동국채가 더 나은 헤지 수단이 된다. 물가연동국채는 2.06%의 실질 수익률에 인플레이션 보상을 더해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10년 국채 ETF(NYSE:UTEN)로 대표되는 명목 10년 국채는 4.51%의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인플레이션 보호 장치는 없다.

관세 인상 가능성에 대한 추측으로 인플레이션 논란이 더욱 격화되고 있다.

코메리카 은행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으로 수입업체들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소비자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제조업체들은 경쟁 감소를 이용해 가격을 더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덤스는 화요일 "관세 인상의 정확한 시기와 규모는 알 수 없지만, 코메리카의 전망은 올해 미국의 외국 상품 구매에 대한 관세가 인상될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LPL 파이낸셜의 크리스티안 커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월요일에 나타난 수익률 곡선의 베어 플래트닝은 채권 시장이 관세를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위험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성장에 잠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월요일 중국은 트럼프의 10% 수입 관세에 대응해 미국에 대한 주요 광물 수출 제한과 미국 에너지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등의 대응 조치를 시행했다.

중국은 석탄, 액화천연가스, 원유, 농기계, 차량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0~15%의 관세를 인상했다.

골드만삭스는 10% 관세 인상이 광범위하게 적용될 경우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를 약 1%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피치 레이팅스의 브라이언 콜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은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를 더욱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CFTC 규제를 받는 베팅 플랫폼 칼시의 투기꾼들은 2025년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베팅을 크게 늘렸다.

시장이 암시하는 확률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이상 연간 기준 4%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이 58%에 달한다. 이는 칼시가 2024년 11월 이 시장을 개설한 이후 가장 높은 확률이다.

2025년 1월만 해도 CPI 인플레이션이 2.9%를 넘을 가능성이 50%를 웃돈다.

인플레이션이 2022년의 극단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시장 심리는 물가 상승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물가연동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관세 리스크가 도사리는 가운데 베팅 시장이 더 높은 물가를 예상하면서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더 긴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