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 당국이 엔비디아(Nvidia Corp.)(NASDAQ:NVDA)의 AI칩 불법 유통 의혹과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수출이 금지된 이 칩들은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 Inc.)(NYSE:DELL)와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Inc.)(NASDAQ:SMCI)의 서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
싱가포르의 샨무감(K Shanmugam) 내무·법무장관은 현지 언론이 보도한 다수의 체포 사건과 관련해 진행 중인 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체포는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여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고 수출한 혐의와 연관되어 있다.
조사 대상자들은 서버 공급업체에 하드웨어의 실제 사용자를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하드웨어는 싱가포르에서 말레이시아로 운송됐으며, 당국은 현재 델과 SMCI가 제조한 서버가 다른 국가로 추가 운송됐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샨무감 장관은 "말레이시아가 최종 목적지였는지, 아니면 말레이시아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는지가 현 시점에서 핵심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싱가포르 소재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을 중국과 미국의 제재 대상 국가로 우회 공급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최근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싱가포르의 제3자 도움을 받아 미국의 칩 규제를 우회했는지 여부를 조사한 미국의 조사에 이은 것이다.
샨무감 장관은 딥시크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며, 이번 조사가 미국의 수출 통제와는 무관하게 익명의 제보를 받고 싱가포르가 독자적으로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서버의 최종 목적지는 아직 확인 중이며, 미국과 말레이시아에 추가 정보를 요청한 상태다.
시장 영향
이번 조사는 최근 중국으로 엔비디아 칩을 밀수한 혐의로 싱가포르에서 3명이 사기 혐의로 기소된 사건과 연관되어 주목받고 있다. 당시 싱가포르 당국이 22개 지역을 급습하면서 9명이 체포됐다. 현지 매체 CNA는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사건이 중국 AI 기업 딥시크로 향하던 칩과 관련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로이터의 이전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델, 슈퍼마이크로, 대만의 기가바이트 테크놀로지가 제조한 서버 제품을 통해 엔비디아의 고급 AI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딥시크는 이전 보도를 부인하면서, 2023년 합법적으로 구매할 수 있었던 엔비디아 H800 칩을 사용했다고 밝혔으며, 엔비디아 A100 칩으로 구동되는 슈퍼컴퓨팅 AI 클러스터도 공개했다.
미국은 현재 딥시크가 중국으로의 수출이 제한된 미국 칩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또한 중국의 영향력이 더 크게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대한 AI 컴퓨팅 파워 수출 제한을 최대한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