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관세폭탄 예고...글로벌 무역질서 대격변 오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수십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대대적인 관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해진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2일 백악관이 연간 3조 달러 규모의 미국 수입품 대부분에 2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가 '해방의 날'이라고 명명한 이 정책은 3일 오후 3시(동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이 교역국들의 관세율과 동일한 수준의 '상호주의'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경제 민족주의 국면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 "대통령이 수십년간 우리나라를 착취해온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을 관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제 상호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관세는 수입량이 현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때 향후 1년간 6000억~1조 달러의 수입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효 관세율이 18~30%에 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2.5~3% 수준이다.

골드만삭스, '상호주의' 관세 전망치 상향

골드만삭스의 로니 워커 이코노미스트는 2일 2025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1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치를 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워커는 "'상호주의' 관세에 대한 더욱 공격적인 가정을 반영한 것"이라며 "면제조항으로 최종 실효세율이 낮아질 수 있지만, 초기 충격은 엄청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트럼프의 관세 프레임워크는 주로 미국과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국가는 미국 수입의 약 87%를 차지한다. 소규모 국가와 무역적자 국가들은 새로운 관세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골드만삭스는 평균 15% 수준의 상호주의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국가별·품목별 면제로 인해 실효 평균 관세율 인상폭은 9%포인트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행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체제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이 두 국가에 대한 관세가 무역 조항 준수로 인해 실효 평균 관세율을 0.6%포인트만 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등 특정 산업에 대한 관세가 광범위한 상호주의 관세에 추가로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여러 산업에 걸쳐 전반적인 무역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존 및 제안된 모든 관세의 누적 효과로 평균 실효 관세율이 현재 약 3%에서 18%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4월 2일 발표 앞두고 불확실성 고조

현재 투자자들은 불확실성 속에 있다.

트레이드네이션의 데이비드 모리슨 수석 시장분석가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너무나 많은 모순된 진술들이 있어 시장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에드 야르데니 애널리스트는 4월 2일이 끝이 아닐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이 국가별 협상을 진행하고 산업별 관세를 추가하면서 관세 발표가 향후 몇 달간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의전행사가 끝난 후에도 기업과 소비자들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

뉴욕 증시에서 SPDR S&P 500 ETF Trust(NYSE:SPY)로 추적되는 S&P 500 지수는 2일 오전 거래에서 0.5% 상승했다. 1분기에는 4.7% 하락했다.

베팅시장, '대규모' 관세 인상 반영

칼시 예측시장의 트레이더들도 상당한 관세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2025년 4분기까지 미국의 가중평균 관세율이 최소 6%에 도달할 확률은 현재 76%다.

유럽연합에 대한 고율 관세 베팅에서는, 20~29.99% 관세율 구간에 100달러를 베팅하면 해당 범위가 정확할 경우 272달러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투기꾼들은 관세가 5월 이전에 즉시 발효될 것이라는 데 98%의 높은 확신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