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눈 깜짝할 사이에 ETF 시장에서 최근 보기 드문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S&P500이 5,000선 아래로 추락해 약 5.83조 달러의 시가총액이 증발하고 베어마켓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던 상황에서 월가는 충격적인 반전을 목격했다. 미국 경제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SPDR S&P500 ETF(NYSE:SPY)는 목요일 장중 16년래 최대 상승폭인 10.5%를 기록하며 트레이딩룸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목요일 오후 늦게 다시 4.7% 하락하며 교과서에서나 볼 법한 진자 운동을 보여줬다.
시장 급반등의 배경...역풍이 순풍으로
이번 반등은 우연이 아닌 숏스퀴즈, 인플레이션 낙관론, 연준 정책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주요 요인은 다음과 같다.
채권시장: 혼란 상태였던 국채 수익률이 목요일 급등하며 채권시장이 진정됐다. 이는 주식 밸류에이션에 숨통을 틔워줬다.
연준 관련 기대감: 관세로 인한 시장 변동성으로 연준의 긴급 조치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러한 추측만으로도 강세 심리가 되살아났다.
기술주 반등: 애플(NASDAQ:AAPL), 테슬라(NASDAQ:TSLA), 엔비디아(NASDAQ:NVDA) 등 대형 기술주에서 극심한 숏커버링이 발생했고, 투자자들이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SPY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ETF 시장에서는 투자자 선호도 변화라는 더 큰 흐름이 진행되고 있다.
SPY, 이례적인 프리미엄으로 마감...의미하는 바는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을 보여주듯 SPY는 목요일 순자산가치(NAV) 대비 90bp 높은 프리미엄으로 마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정교한 인덱스 추적으로 유명한 이 펀드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참고로 SPY의 지난 10년간 평균 NAV 괴리율은 1bp의 일부에 불과했으며, 코로나19 초기의 시장 혼란기에도 이 정도의 격차는 없었다.
이는 수요 때문이다. 숏커버링에 나선 트레이더들이 대거 유입되며 인덱스 익스포저를 확대했고, 장 마감 거래량은 평균의 300%를 기록했다. 2억4100만주 이상의 SPY가 거래되며 투자자들은 ETF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대규모 거래를 신속하게 실행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매트 바톨리니는 SPY가 중요한 유동성 수단이라고 설명했으며, 전일 마감 시의 급등은 매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매수 타이밍인가
월드 PE 레이시오 데이터에 따르면 4월 10일 기준 SPY ETF로 산출한 S&P500 지수의 예상 P/E는 25.90이다. 이는 각종 계산과 비교를 통해 '고평가' 상태로 평가된다.
SPY ETF를 기반으로 산출된 이 P/E 비율은 투자자들이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개월 연속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준 CPI 데이터 이후 향후 몇 거래일은 이번 반등이 데드캣 바운스인지 실질적인 회복의 시작인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