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세관총서가 반도체 제품의 원산지를 칩 설계·개발·패키징이 아닌 웨이퍼 제조 위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새로운 규정을 금요일부터 시행했다.
주요 내용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 AMD, 퀄컴 등 미국 기업이 설계하고 TSMC(대만반도체), UMC(연합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대만 파운드리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 125%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인텔, 글로벌파운드리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이들 기업의 제품은 중국의 수입관세가 전면 적용돼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는 패키지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반도체의 원산지를 웨이퍼 가공 지역을 기준으로 결정한다고 공지했다.
중국이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어, 미국 기업이 설계하고 판매하더라도 대만에서 생산된 반도체는 보복관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장 영향
이번 조치로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승자와 패자로 나뉘게 됐다.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 등 설계 기업들은 대만 생산을 통해 관세를 피하고 중국 시장 접근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애리조나와 오리건에 생산시설을 둔 인텔, 뉴욕에 팹8을 보유한 글로벌파운드리스 등 미국 내 생산 기업들은 불이익을 받게 됐다.
이번 규정은 대만을 국내 공급자로 취급함으로써 중국의 지정학적 입장을 강화하고, 대만과 중국 파운드리로의 외주 생산을 장려하는 효과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생산시설 이용을 기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골드만삭스의 앤드류 틸턴이 이끄는 이코노미스트 팀은 목요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4월 9일부로 125%로 급격히 인상된 것이 중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최대 2,000만 개의 수출 관련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