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ETF, 금 시장 판도 뒤집고 주연으로 부상

은 가격이 약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은 실물 은뿐만 아니라 은 ETF에도 기록적인 속도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제 단순한 가격 상승 모멘텀을 넘어서 구조적 수요 변화, 실물 공급 제약, 그리고 금값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부담으로 자금이 '서민의 금'이라 불리는 은 연계 ETF로 몰리고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은 ETF는 2월 이후 2,570톤 이상의 은을 추가했으며, 최근 공급 부족 현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ETF 보관의 주요 거점인 런던의 실물 은 시장이 경색되고 있으며, 은 차입 금리는 통상적인 제로 수준에서 6% 이상으로 급등했다.

ETF 매수세 급증

실물 은 시장이 제약을 받는 가운데, 은 ETF는 랠리에 동참하려는 개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선호 투자 수단이 되고 있다. 주요 ETF들의 현황을 살펴보자.

아이쉐어즈 실버 트러스트(NYSE:SLV)

은 ETF 시장의 대표주자인 SLV는 4억7,400만 온스 이상의 은을 보유하고 있으며, 운용자산(AUM)은 약 180억 달러에 달한다. 실물 은괴를 금고에 보관하며 은 가격을 추종하는 이 ETF는 보관 부담 없이 은 투자에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시장 영향: SLV는 가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은 ETF로서 은에 대한 투자자 심리를 가늠하는 척도 역할을 한다. 올해 들어 약 30% 상승했다.

애버딘 스탠다드 피지컬 실버 쉐어즈 ETF(NYSE:SIVR)

SIVR는 SLV와 동일한 접근 방식으로 실물 은을 완전 보유하고 있으나, 비용에 민감한 투자자들을 주로 유치하고 있다. 보수율은 SLV의 0.50%보다 낮은 0.30%이다.

시장 영향: 고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작은 금리 차이도 중요해지면서 낮은 비용이 더욱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펀드 역시 올해 30% 상승했다.

글로벌X 실버 마이너스 ETF(NYSE:SIL)

주식을 통한 은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SIL은 프레스닐로, 팬 아메리칸 실버, 헤클라 마이닝 등 국제 은광 기업들의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기회를 제공한다.

시장 영향: 광산주는 은 가격에 대한 레버리지를 제공하지만 기업 고유의 위험과 지정학적 리스크도 수반한다. 은 가격 강세로 SIL은 올해 53.5% 상승했다.

수요 증가 요인

투자 수요 증가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상대가치: 은은 여전히 금 대비 역사적 비율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 금은비가 86배로, 지난 10년 평균인 80배에 비해 은이 저평가된 상태다.

무역 긴장: 세계 최대 은 생산국인 멕시코와 미국 간의 최근 관세 위협으로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업 수요: 은은 태양광 패널과 전자기기의 필수 원료로서 귀금속이자 산업용 원자재라는 이중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공급 부족: 블룸버그가 인용한 실버 인스티튜트의 전망에 따르면 2025년에도 5년 연속 시장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ETF 자금 흐름의 큰 그림

올해의 랠리로 은 ETF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단에서 높은 확신을 가진 투자 대상으로 변모했다. 금 ETF가 높은 가격과 중앙은행의 리스크오프 심리로 인해 대체로 제로 또는 마이너스 자금 유입을 기록하는 동안, 은 ETF는 낮은 진입가격과 더 매력적인 상승 스토리로 신규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2025년 들어 지금까지처럼 은이 금을 계속 앞지른다면, 특히 예산 제약이 있는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ETF 자금 유입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은 금만큼의 화려함은 없을지 모르지만, ETF 시장에서는 현재 주목의 중심에 서있다. 실물 공급 부족과 투자자들의 증가하는 관심으로 은 ETF는 원자재 시장 부활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