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 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나...시장가치 1.65조달러 필요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랫동안 제기돼온 질문이 있다. 바로 XRP가 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는 주로 텔레그램 채팅방과 트위터, 레딧 등에서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현재 XRP는 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30달러까지 오르려면 현재 가격의 10배 상승이 필요하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코인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XRP(XRP-USD)가 이러한 상승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실현 가능성을 분석해보자.

수치로 보는 XRP 30달러

현재 유통되는 XRP는 약 550억개다. 총 발행량은 1000억개로 제한되어 있다. 550억개가 거래된다고 가정할 때 XRP가 30달러에 도달하면 시가총액은 1.65조 달러에 이른다. 만약 1000억개 전체가 유통되어 30달러에 도달한다면 시가총액은 3조 달러가 된다.

이는 현존하는 모든 상장기업의 시가총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재 세계 최대 기업인 애플(AAPL)의 시가총액이 3.2조 달러 수준이다. 국가 GDP와 비교하면 인도의 GDP가 약 3.7조 달러라는 점을 참고할 수 있다.

수요 측면: 누가 이 많은 XRP를 매수하나

XRP가 30달러에 도달하려면 엄청난 규모의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수요가 필요하다. 단순히 암호화폐 트레이더들의 거래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부, 중앙은행, 주요 금융기관, 결제 네트워크 등이 대규모로 XRP를 보유해야 한다.

리플은 XRP를 국경 간 결제의 중추이자 금융기관을 위한 유동성 브릿지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실현되더라도 매일 수조 달러 규모의 거래량이 필요하다. 현재는 이런 상황과 거리가 멀다.

실제로 현재 XRP의 일일 거래량은 수십억 달러 수준이며, 이 중 상당 부분이 투기성 거래로 추정된다. 30달러 목표치의 절반에라도 도달하려면 실제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지속되어야 한다.

공급 역학: XRP는 충분히 희소한가

XRP의 공급 모델은 양날의 검이다. 디플레이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 속도는 매우 느리다. 모든 거래에서 일부 XRP가 소각되지만, 공급량에 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이더리움처럼 네트워크 사용으로 인해 발행량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구조가 아니다.

XRP 가격이 상승하려면 사용량이 급증하거나(소각률 증가) 대량의 XRP가 영구적으로 잠기거나 유통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장기 보관, 중앙은행 금고, 토큰화된 국채 사용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현재 리플은 약 400억 XRP를 에스크로에 보유하고 있으며, 매월 10억개씩 방출한다. 대부분이 다시 잠기긴 하지만 공급 과잉 우려는 여전히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30달러 도달을 위해서는 시장이 이러한 방출을 무리 없이 흡수하거나, 리플이 방출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시장 환경: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

XRP의 펀더멘털만으로는 부족하다. XRP가 30달러에 도달하려면 전체 암호화폐 시장이 초강세장에 진입해 총 시가총액이 20~30조 달러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 XRP가 이 파이의 큰 조각을 차지하려면 다른 자산들보다 높은 성과를 보이고,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닌 실용적인 유틸리티 토큰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토큰화된 자산이 표준이 되고, CBDC가 민간 레일을 통해 결제되며, 국경 간 송금이 온체인 브릿지를 통해 이루어지는 세상을 상상해보자. 이런 시나리오에서 XRP의 활용 사례는 실질적인 인프라가 된다. 하지만 이는 규제 당국의 우호적인 태도, 글로벌 채택 가속화, 리플의 완벽한 실행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실현 가능성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 하지만 글로벌 채택, 대규모 활용 사례 실현, 규제 명확성, 그리고 세계 금융 이동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단기간 내에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XRP 30달러는 현재로서는 실제 가격 목표치라기보다는 사고 실험에 가깝다. 특히 현재 XRP 가격이 3.03달러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