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데이비드 테퍼, 유나이티드헬스·인텔 역발상 투자 단행

15년 전 금융위기 당시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그룹에 투자해 7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헤지펀드 매니저 데이비드 테퍼가 또다시 역발상 투자에 나섰다.

1993년 아폴로사 매니지먼트를 설립하고 현재 개인 자산 210억 달러를 보유한 테퍼는 두 가지 투자 원칙을 고수해왔다. 가치를 찾아내고 시장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다. 그의 투자 전략에서 시장 심리는 중요하지 않다. 대신 기본적으로 탄탄하고 반등 가능성이 있지만 저평가되어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종목을 찾는다.

이러한 전략으로 테퍼는 최근에도 예상치 못한 종목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2분기 공시에 따르면 그는 큰 역풍에 직면한 유나이티드헬스(NYSE:UNH)와 인텔(NASDAQ:INTC)에 주목했다.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시가총액 2780억 달러, 전 세계 1억480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한 유나이티드헬스는 미국 최대 의료보험사다. 1974년 설립되어 1978년 현재 이름으로 변경했으며, 행정직부터 의료진까지 4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헬스의 사업은 보험과 직접 의료서비스 두 분야로 나뉜다. 보험 부문에서는 개인과 기업을 위한 다양한 의료보험 상품을 제공하며, 메디케어와 퇴직자 보험, 지역사회 및 주정부 보험 상품도 운영한다.

직접 의료서비스는 옵툼(Optum) 부문에서 담당한다. 환자 중심의 지역사회 기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정신건강 서비스도 포함한다. 옵툼 인사이트는 의료기관, 보험사, 정부기관, 생명과학 기업들과 협력해 서비스 계획과 지불 옵션을 단순화한다. 또한 옵툼 RX를 통해 저렴한 의약품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나이티드헬스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2023년 3716억 달러에서 2024년 4003억 달러로 늘었고, 최근 12개월간 4228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주가는 38.5% 하락했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 2025년 매출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데 이어 가이던스 자체를 철회했고, 메디케어 청구 관행에 대한 법무부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가가 큰 타격을 입었다. 회사는 민사 및 형사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테퍼는 2분기에 227만5000주를 매입했다. 현재 그의 유나이티드헬스 보유 지분은 245만 주로 약 7억5300만 달러 규모다.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116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주당순이익은 4.08달러로 예상보다 37센트 낮았다. 회사는 2025년 매출 가이던스를 4455억~4480억 달러로 재설정했다.

인텔

시가총액 1085억 달러의 인텔은 PC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이다. x86 칩 분야의 선두주자로, 최근 구입한 컴퓨터에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가 붙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1968년 설립된 인텔은 9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업계 매출 1위를 지켰다. 현재도 2분기까지 12개월 매출 530억 달러로 글로벌 5위, 미국 3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글로벌 17위로 하락했다. AI 붐에 늦게 대응했고, 시가총액 2720억 달러의 AMD가 PC 프로세서 시장에서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최근 인텔은 AI 클라우드와 AI PC용 칩셋을 개발하고 있다. 케이던스의 전 CEO 립부 탄을 영입해 AI 붐과 경쟁 심화에 대응하고 있다.

한편 미 정부가 최근 111억 달러 투자를 확정했다. 미국 기업 육성과 첨단 제조업 본국 회귀를 추진하는 정부 정책과 맞닿아 있지만, 10% 지분을 확보한 정부가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도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도 인텔 주가는 5년간 50% 하락했다.

테퍼는 2분기에 800만 주를 매입했다. 이는 새로운 포지션으로, 투자 규모는 1억9840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