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붐이 한창이던 90년대 후반, 기술주 과열은 결국 거품 붐괴로 이어졌다. 당시 디지털 경제에 대한 열광으로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결국 거품이 꺼지고 말았다. 오늘날 AI 열풍을 보면 자연스럽게 그때와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 AI는 기술 업계의 한 부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수년이 아닌 수십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UBS 투자전략실은 AI가 연간 1.5조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가 아직 이 수준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목표치에 근접해가고 있다. 2022년 이후 누적 7800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설비투자는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으나, 미래 수익을 고려하면 정당화될 수 있는 수준이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AI가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낙관적"이라며 "AI 트렌드로 인해 장기 투자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기술 산업 전반에 걸친 균형 잡힌 포지셔닝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기술 기업들의 수년간의 활발한 투자 이후 '설비투자 소화불량' 위험에 주의해야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AI 익스포저가 포트폴리오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독(Datadog)
뉴욕에 본사를 둔 데이터독은 2010년부터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해온 기술 기업이다. 자사의 Bits AI는 데이터 워크플로우를 개발, 모니터링, 보안할 수 있는 AI 기반 도구, 앱,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Bits는 독립 에이전트로서 경보를 조사하고, 코드 수정을 제안하며, 보안 시스템을 검토하고 외부 시스템에 대응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모든 규모에서 작업할 수 있게 하며, 데이터와 보안 문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찾아 해결할 수 있다.
AI 도구의 활용은 데이터독의 클라우드 및 데이터 모니터링 핵심 사업을 크게 강화했다. 구독 방식으로 이용 가능한 전체 도구와 앱을 갖춘 플랫폼은 시스템 인프라, 앱 성능, 접근 로그, 실제 사용자, 워크로드, 데이터 사용량을 모니터링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데이터 관리와 보안의 일상적인 업무로, AI는 이러한 핵심 작업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며 산업을 변화시켰다.
데이터독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자사의 애플리케이션, 작동 방식,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데이터독은 이를 통해 최고 수준의 데이터 기업이라는 확고한 평판을 구축했다. 삼성, 쉘, 페이팔, 나스닥, 드래프트킹스 등 월가의 대표 기업들이 포진한 고객 기반도 확보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460억 달러이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26.8억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8.27억 달러를 기록해 예상치를 3586만 달러 상회했다. 비갭 기준 주당순이익은 0.46달러로 전망치를 5센트 웃돌았다. 연간 반복수익(ARR) 10만 달러 이상 고객이 3,390명에서 3,850명으로 크게 증가한 점은 향후 실적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코그넥스(Cognex)
UBS가 '톱픽'으로 선정한 코그넥스는 머신 비전 시스템 분야의 선도 기업이다. 1981년 설립된 이 회사의 첫 비전 시스템은 타자기 제조사의 키 검사 자동화에 사용되었다. 이후 코그넥스는 제품과 기능을 확장했으며, 공장 현장의 시각 및 레이저 센서, 산업용 바코드 리더기 등으로 제품군이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또한 머신 비전이 실리콘 칩 제조 공정의 모든 단계에서 핵심 기능인 반도체 산업의 중요한 장비 공급업체로 성장했다.
AI의 등장은 코그넥스에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가져왔다. 회사의 시각 센서는 이미 칩 제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AI 수요에 맞춰 칩 제조업체들이 확장하면서 이러한 역할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AI는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도 큰 발전을 이루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AI가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그넥스의 시각 센서는 첨단 칩 제조부터 시각 유도 로봇, 공항 수하물 처리, 포장, 식음료 부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AI 기반 시각 검사 도구의 '눈' 역할을 한다.
올해 6월 코그넥스는 클라우드 기반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OneVision을 발표했다. 내년 정식 출시 예정인 이 새로운 플랫폼은 공통 사용자 인터페이스, 향상된 협업 기능, AI 기술 및 애플리케이션의 대규모 배포 능력 등 AI 사용자들에게 다양한 이점을 제공하도록 설계되었다. 회사는 이 플랫폼이 제조 시설에서 개념에서 생산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코그넥스는 성장하는 AI 부문에 핵심 기술과 실제 적용 노하우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회사의 머신 비전 기술은 물류 분야에서 성장하는 틈새 시장을 확보했으며, 소비자 전자 분야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7월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코그넥스는 매출 2.49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4% 증가했으며, 예상치를 약 300만 달러 상회했다. 비갭 기준 주당순이익은 25센트로 전망치를 1센트 웃돌았다. 2분기 말 기준 현금 및 유동자산은 5.53억 달러였으며, 잉여현금흐름은 전년 대비 74% 증가한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회사는 이 분기에 부채가 없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