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 분야에서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 심리약물학(Psychopharmacology) 저널이 한 연구 현장의 비윤리적 행위를 이유로 MDMA 보조 치료에 관한 3편의 연구 논문을 철회했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철회로 해당 연구에 관여한 라이코스 테라퓨틱스(Lykos Therapeutics)가 곤경에 처했다. 최근 라이코스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위한 MDMA 보조 요법 승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으나 거부된 바 있다.
윤리 위반과 관련된 철회
문제의 논문들은 라이코스 테라퓨틱스와 관련된 여러 저자들이 참여했다. 라이코스는 다학제간 정신활성물질연구협회(MAPS)가 자사의 MDMA 보조 치료법 상용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심리약물학 저널이 지적한 비윤리적 행위는 2015년 발생한 사건과 관련이 있다. 당시 임상시험에 참여한 무면허 캐나다 치료사가 투약 세션이 끝난 후 참가자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참가자인 미건 뷔송(Meaghan Buisson)은 나중에 치료사 리처드 옌센(Richard Yensen)을 성폭행으로 고소했다. 면허가 있는 치료사인 아내와 함께 일한 옌센은 뷔송이 관계를 먼저 제안했고 합의 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캐나다와 미국의 전문가 협회는 치료 종료 후 최소 2년 동안 치료사와 환자 간 성관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들의 관계는 마지막 세션 이후 1년 넘게 지속된 것으로 알려져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했다.
FDA 거부와 라이코스의 대응
논문 철회는 지난 금요일 FDA가 PTSD 치료를 위한 라이코스의 MDMA 보조 요법 신청을 거부한 것과 때를 같이했다. 이 승인이 이뤄졌다면 정신활성물질 의약품으로는 처음으로 연방 승인을 받는 사례가 될 뻔했다. 라이코스는 성명을 통해 FDA가 데이터 누락과 연구 설계 문제를 거부 이유로 들었다고 밝혔다. FDA는 신청을 재고하기 전 추가 임상시험을 요구했다.
라이코스 테라퓨틱스는 FDA의 결정에 항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철회된 논문의 연구 내용이 FDA 신청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타이밍으로 인해 라이코스의 관행과 정신활성물질 연구의 전반적인 윤리적 과제에 대한 scrutiny가 강화됐다.
철회를 둘러싼 논란
성명에서 라이코스는 심리약물학 저널의 논문 철회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학술 출판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비영리단체인 출판윤리위원회(Committee on Publication Ethics)에 공식 항의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이코스는 "해당 논문들은 과학적으로 타당하며 PTSD 잠재적 치료법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며 윤리 위반은 전면 철회가 아닌 정정을 통해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또한 임상시험 중 발생한 윤리 위반에 대해 저널에 통보하지 않은 점을 인정했다. 원 연구를 수행한 MAPS는 2019년 이 사건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FDA와 캐나다 보건 당국에 보고한 바 있다.
정신활성물질 연구에 미치는 영향
이번 철회와 그로 인해 드러난 윤리적 문제는 특히 투약 세션 중 환자 안전과 관련해 정신활성물질 보조 치료의 취약점을 부각시켰다. 정신활성물질의 강력한 효과를 고려해 대부분의 임상시험에서는 자격을 갖춘 정신건강 전문가 2명의 참관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라이코스의 임상시험에서는 한 명만 면허를 가진 전문가여도 된다고 규정해 이제 이 결정이 논란의 대상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