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사단체 승소로 트럼프 행정부 100여개 보건의료 웹사이트 복구 합의

연방 보건당국이 의사단체의 소송 이후 100개 이상의 공공 보건·과학 웹페이지와 데이터셋을 복구하기로 합의했다고 워싱턴주 의사협회(WSMA)가 이번 주 발표했다.

시애틀 법원, 트럼프 행정부의 보건 데이터 삭제 제동

AP통신에 따르면 시애틀에서 제기된 이번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가 임신 위험, 아편류 사용 장애, 에이즈 확산 등에 관한 정보를 삭제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원고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행정부가 '성 이데올로기'로 규정한 내용을 겨냥한 행정 지시에 따라 정보 삭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피고에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HHS) 장관과 그 산하 관리들이 포함됐다.

연방 당국자들은 AP통신의 합의 관련 질의에 "HHS는 납세자의 돈이 미국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다주도록 하기 위해 적용 가능한 법률에 따라 연방 프로그램에서 급진적인 성 이데올로기와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이데올로기를 제거한다는 사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HHS, 삭제된 사이트와 데이터 복구 동의

버몬트 의사협회, 워싱턴주 간호사협회 등과 함께한 WSMA는 HHS가 영향을 받은 사이트들을 삭제 이전 상태로 되돌리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워싱턴주 의사단체의 대변인 그레이엄 쇼트는 "향후 몇 주 안에 사이트들이 복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기준으로 '미국을 위한 의사들'이 워싱턴 D.C.에서 제기한 관련 소송에서 167개 사이트가 복구됐고 33개는 검토 중인 것으로 법원 문서에 나타났다.

의사들, HHS 정책 논란 속 과도한 개입 비판

의사들은 이번 정보 삭제를 일상적인 임상 진료를 방해하는 정치적 개입이라고 규정했다. WSMA의 존 브램홀 회장은 이번 정보 삭제를 "정부의 과도한 개입의 극단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들이 환자의 건강 상태와 전반적인 치료를 관리하는 데 의존하는 신뢰할 수 있는 보건 정보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합의는 HHS 지도부와 정책을 둘러싼 혼란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여야 의원들은 케네디 장관에게 기관 개편과 백신 정책에 대해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1,000명 이상의 현직 및 전직 HHS 직원들이 그의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HHS는 연방 지원 프로그램에서 '성 이데올로기'를 제거하는 병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8월 말 HHS는 46개 주와 준주에 개인책임교육프로그램(PREP) 자료에서 '성 이데올로기' 관련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는 모든 기관에서 DEI 정책을 폐지하라는 백악관 지시에 따른 광범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