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수명이 다한 풍력발전기는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경우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한 디자인 회사가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이를 기능성 미니멀리스트 초소형 주택으로 업사이클링하는 것이다.
로테르담 소재 기업 블레이드메이드는 최근 퇴역한 풍력발전기의 나셀(발전기가 들어있는 부분)을 활용해 35평방미터(376제곱피트) 규모의 '네슬(Nestle)'이라는 초소형 주택을 건설했다. 외관은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세련된 금속 포드 형태이며, 내부는 상상 이상으로 넓고 밝으며 완벽한 배관과 전기 시설을 갖추고 있다.
블레이드메이드의 공동 창업자이자 수퍼유즈 스튜디오의 파트너인 요스 드 크리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것이 기본적으로 가장 복잡한 프로젝트다. 이미 이 정도를 해냈기 때문에 이보다 덜 복잡한 다른 프로젝트들은 더 쉽게 상상하고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네슬은 네덜란드의 풍력발전기 재활용 기업 비즈니스 오브 윈드가 기증한 20년된 V80 2MW 터빈을 활용해 제작됐다. 이는 국가 건축 규정을 충족하는 주택으로 나셀을 변형한 최초의 사례로, 지속가능한 건축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레이드메이드는 2021년 수퍼유즈의 터빈 재활용 프로젝트를 확장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들은 이미 12개 현장에서 32개의 블레이드를 놀이터, 벤치, 조각품 등 공공 시설물로 변모시켰다.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기존 자재 대비 최대 90%의 탄소 배출 감소 효과가 있다.
드 크리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주변의 모든 건축물은 수명이 있다. 우리는 폐기물이나 매립, 소각 또는 가치 없는 처리 외에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풍력발전기 폐기물은 점점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풍력 에너지 용량은 1,000기가와트에 도달했으며, 블레이드와 나셀은 복잡한 유리섬유 기반 구조로 인해 일반적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2050년까지 블레이드 폐기물이 220만 톤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이유로 블레이드메이드는 블레이드를 직접 재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최소한의 절단과 에너지 사용으로 방음벽, 버스 정류장, 심지어 다리로도 변형하고 있다.
하지만 터빈 부품의 업사이클링이 쉬운 것은 아니다. 자재 운반이 어렵고, 제조업체들이 안전한 재사용에 필요한 사양을 공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드 크리거는 이를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는 것에 비유하며 "벽을 뚫어보면 예상치 못한 것이 나오는 것과 같다"고 CNN에 설명했다.
그럼에도 블레이드메이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의 확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네슬은 2024년 더치 디자인 위크에서 공개되어 큰 관심을 받았으며, 현재 회사는 10개의 추가 유닛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