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요일 '무대응(no action)' 의견서를 발표하며 엑손모빌(XOM)이 내년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추진하는 자동투표 시스템 구축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새로운 투표 메커니즘은 투자자들이 이사회의 권고안에 따라 자동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여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엑손모빌의 자동투표제에 참여하기로 한 개인투자자들은 별도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지 않는 한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진 제안에 찬성표가 자동 행사된다. SEC는 엑손모빌이 자동투표제 참여 투자자들에게 연간 알림을 제공하는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한 이 계획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동투표제 도입은 기후변화, 기업지배구조, 임원보수 등의 이슈로 엑손모빌을 압박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영향력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2021년에는 소형 헤지펀드 엔진 넘버원(Engine No. 1)이 화석연료 의존으로 인한 '실존적 사업 위험'을 지적하며 캠페인을 벌여 엑손모빌 이사회에서 3석을 확보하는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SEC의 이번 지침으로 다른 미국 기업들도 행동주의 투자자들에 맞서기 위해 유사한 메커니즘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의결권 자문사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엑손모빌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개인투자자들이 기관투자자들처럼 신속하고 쉽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향후 수주 내에 증권사를 통해 개인투자자들에게 경영진 권고안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무료 프로그램 가입을 안내할 예정이다. 엑손모빌은 이러한 옵션을 제공하는 첫 미국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자사 주식의 약 40%를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중 4분의 1만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대체로 이사회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석유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월가는 엑손모빌 주식에 대해 신중하게 낙관적인 입장이다. 엑손모빌에 대한 '매수' 의견 12건과 '보유' 의견 7건을 종합한 투자의견은 '매수 우위'다. 월가가 제시한 엑손모빌의 평균 목표주가는 125.63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약 12%의 상승 여력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