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돈은 단순히 경험을 사는 것을 넘어 두 사람의 관계에도 조용히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 여성이 파버티파이낸스(PovertyFinance) 서브레딧에 자신의 재정 상태를 파트너에게 숨기고 있다고 고백해 화제가 됐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는 부자인데 나는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남자친구는 연봉이 약 20만 달러(약 2억 6000만원)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물어봤을 때는 13만 달러였는데 그 후 7만 달러가 인상됐다고 한다. 반면 나는 연봉이 3만 4000달러(약 4400만원)에 불과하다. 그는 항상 즐거운 일을 하고 싶어하고, 외식도 하고 싶어하며, 내가 더 좋은 옷을 입고 취미생활도 하기를 바라지만 나는 재정적으로 그럴 여유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러한 격차로 인해 그녀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올해 말에 동거할 계획이지만, 그때까지는 그가 하고 싶어하는 일들을 따라가기가 힘들다. 오늘 그는 내가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지만, 나는 재정적인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댓글들은 한결같이 '대화하라'는 조언이었다. 한 댓글은 "이건 당신의 문제다. 그냥 이야기를 나누세요"라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다른 이는 자신의 경험을 들어 "솔직해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나도 예전에는 가난했지만 지금은 돈이 있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과 뭔가를 하고 싶다면 기꺼이 내가 지불한다. 만약 남자친구가 당신이 부유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관계를 끊으려 한다면, 그런 사람 없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동거 시기와 관련해서도 의견이 나왔다. "동거를 결정하기 전에 재정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과 "관계에서 재정에 대해 소통할 수 없다면 진지한 관계로 발전할 수 없다. 그냥 이야기하라. 갈등이 생긴다면 동거하기 전에 그런 일이 생기는 게 더 낫다"는 조언이 있었다.
결국 여성은 조언을 받아들여 재정적 걱정을 고백했다. 남자친구의 반응은 안심이 되는 것이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함께 나눌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뭔가를 제안할 때는 내가 지불할 의도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순간은 그녀의 두려움을 해소시켰지만, 동시에 소득 격차가 있는 관계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를 부각시켰다. 한 파트너가 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더라도, 침묵은 긴장을 야기한다. 소통이 없다면, 그는 그녀의 주저함을 재정적 스트레스가 아닌 무관심으로 해석했을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 관계에서 보고된 갈등의 약 40%가 재정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 다른 연구는 자신의 가치를 재정적 성공에 기반을 두는 개인들이 파트너와 더 빈번한 재정적 갈등을 겪고 관계 만족도가 낮다는 것을 보여줬다.
결국 관계에서 돈에 대한 침묵은 보호가 아닌 오해를 낳는다. 남자친구의 대답은 그가 그녀의 재정적 기여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는 단지 자신의 수입으로 누릴 수 있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
이 사례는 소득 격차가 있는 연인 관계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불균형을 숨기려 하는 것이 오히려 간극을 깊게 만든다는 교훈을 준다. 그녀가 스트레스를 인정하고, 그가 지불 의사를 확인하면서 관계가 재정립됐다. 하지만 여러 댓글이 지적했듯이, 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면 동거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