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중소형 증권사인 캐피털증권(Capital Securities)이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증권업계에서 작은 규모로 인해 투자 매력도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증권업계는 수많은 대형 및 중소형 증권사들이 제한된 투자자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격전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소형사인 캐피털증권(601136.SH)은 최근 수년래 가장 활발한 홍콩 IPO 시장에서 상장 신청서를 제출하며 홍콩 투자자들을 설득하려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업계에서 결코 대형사가 아니다. 상장 신청서에 따르면 작년 기준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42개 중국 증권사 중 매출과 이익 면에서 28위를 기록했다. 다만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5위, 이익 성장률은 10위를 기록했다. 특히 평균총자산수익률(ROAA)에서는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캐피털증권의 순이익은 2022년 5억5000만 위안(7700만 달러)에서 작년 9억8500만 위안으로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어 4억9000만 위안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에 그쳤다. 회사는 채권시장 변동성으로 인한 성과보수 감소로 자산운용 부문이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시장 상승으로 인한 투자수익 개선이 이를 일부 상쇄했다.
캐피털증권은 자산운용, 투자, 투자은행, 자산관리 등 4개 핵심 사업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특히 자산운용 사업이 돋보인다. 중국의 증권사 자산운용 시장이 2020년 8조 위안에서 2024년 5.5조 위안으로 축소된 업계 전반의 어려움 속에서도, 캐피털증권은 운용자산을 2022년 말 1073억 위안에서 올해 중반 1655억 위안으로 크게 늘렸다.
회사는 운용자산의 0.45~0.55%를 기본운용수수료로 받아 비교적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투자성과에 따라 변동성이 큰 0.15~0.65%의 성과보수도 추가된다.
국내 증권사들은 상하이와 선전 증시의 실적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거래 수수료가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에 시장이 강세일 때 수익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몇 년간 주식시장이 부진해 많은 증권사들이 정체를 겪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6월 중순 3,400포인트에서 8월에는 3,800포인트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미중 무역전쟁 우려로 횡보세를 보이고 있으며, 증권주들은 시장 전반보다 더 큰 폭의 조정을 겪고 있다.
캐피털증권은 2000년 설립되어 베이징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베이징캐피털그룹을 통해 지배하고 있다. 2022년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600억 위안으로 상장 이후 두 배로 증가했다. 주가는 올해 들어 소폭 하락했지만, 주가수익비(P/E) 59배, 주가순자산비(P/B) 4.5배의 비교적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홍콩과 중국 본토 시장에 동시 상장된 13개 증권사 중 시티증권(6030.HK; 600030)과 화타이증권(6886.HK; 601688.SH) 같은 대형사들의 홍콩 주식은 각각 6.3%, 14.8%의 상대적으로 낮은 할인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오리엔트증권(3958.HK; 600958)과 중부증권(1375.HK; 601375.SH) 같은 중소형사들은 40%, 47%의 높은 할인율을 보이고 있다. 캐피털증권도 중형사에 속하는 만큼, 홍콩 상장 시 상하이 주가 대비 상당한 할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