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 최대 하이퍼마켓 체인 RT마트를 운영하던 선아트리테일이 최근 3년간 2차례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사모펀드가 회사 재건에 나섰다.
"경쟁자들은 이겼지만 시대에 졌다. 시대가 당신을 버릴 때는 작별 인사도 없다" 선아트리테일의 전 회장 황밍투안이 수년 전 한 말이다. 이는 선아트의 RT마트가 한때 선두주자였던 전통 하이퍼마켓의 암울한 현실을 예견한 것이었다.
이커머스의 부상으로 대형 유통매장의 사업모델은 사실상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이를 증명하듯 과거 중국 식료품 시장을 주도했던 까르푸는 작년 말 기준 중국 내 매장이 4개에 불과했다. 월마트도 같은 기간 20개 이상의 대형매장을 폐점하고 창고형 매장인 샘스클럽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대형 유통의 구조적 변화와 내부 취약점이 맞물려 RT마트는 쇠락의 길을 걸었다. 연간 수익이 수백억 위안에 달하던 중국 유통시장의 거인이 몰락한 것이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선아트는 2025년 9월 마감 상반기에 1억4000만 위안의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전년 동기 2억600만 위안 흑자에서 적자 전환한 것이다.
경영진은 최근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소비 부진 속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한 판매가격 하락을 지목했다. 또한 임대 수입 감소, 중부지역 구조조정 비용, 금융자산 수익률 하락 등 일회성 요인들도 실적을 압박했다.
전성기 때 선아트는 연간 매출 1000억 위안을 상회했으며, 2017년에는 30억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커머스 성장으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고객들이 떠나면서 2022 회계연도에 7억3000만 위안의 손실을 기록했고, 이어 소폭 흑자로 전환했다가 2024 회계연도에는 16억 위안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선아트는 이전에 알리바바가 지배했다. 알리바바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502억 홍콩달러를 투자해 70% 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막대한 자원과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 성장세에 밀려 RT마트는 계속 부진했다. 결국 알리바바는 371억 홍콩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 131.4억 홍콩달러에 DCP캐피털에 지분을 매각했다.
DCP캐피털은 인수 직후 전면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5개 운영지역을 4개로 통합하고 적자 매장을 대거 폐점했다. 황밍투안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교체했으며, 반부패 운동도 전개했다. 지난달에는 RT마트의 최고운영책임자 관밍우가 직무 관련 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매출 회복을 위해 회사는 슈퍼스토어와 M클럽 멤버십 형태의 중형 슈퍼마켓에 주력하고 있다. 2025 회계연도에는 5,000~8,000개 품목을 취급하는 슈퍼스토어 4개를 오픈했다. 이들 매장은 1,500~3,000제곱미터 규모로, 일부는 카페테리아나 어린이 놀이공간을 갖추고 있다.
M클럽은 샘스클럽과 유사한 창고형 매장으로, 가성비와 자체브랜드 제품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2025 회계연도에 4개의 M클럽을 오픈했다.
구조조정은 적자 매장 폐쇄를 통한 비용 절감과 유망 사업 육성이라는 측면에서 적절해 보인다. 창고형 멤버십 매장은 샘스클럽과 코스트코의 성공에서 보듯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어, 후발주자임에도 시장 점유 기회는 있다.
다만 샘스클럽과 코스트코는 이미 매장망, 브랜드 인지도, 공급망에서 선아트를 크게 앞서고 있다. 선아트가 이들을 따라잡으려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로서의 명성을 회복하고 대규모 자본을 투자해야 하는데, 이는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