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비밀 알고리즘' 폭로... FTC, 반독점 소송 제기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아마존닷컴(나스닥: AMZN)을 상대로 제기한 독점 소송에서 '프로젝트 네시'라는 코드명의 비밀 알고리즘이 드러났다. FTC는 아마존이 이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FTC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 알고리즘을 통해 가격 인상의 탄력성을 시험하고 경쟁업체들이 이를 따라할지 관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이 알고리즘이 다양한 제품군에서 아마존의 수익을 크게 증대시켰다고 보도했다. 알고리즘이 워낙 효과적이어서 아마존의 마진을 높이고 경쟁사들도 가격을 올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네시는 단순히 가격을 올리는 것만이 아니라 프로모션 연쇄 반응도 일으켰다. 타깃(NYSE: TGT) 같은 경쟁사가 할인을 하면 아마존도 이에 맞춰 가격을 낮췄다. 그러나 경쟁사의 세일이 끝난 후에도 아마존과 다른 업체들은 낮은 가격을 유지하며 저가 경쟁의 악순환에 빠졌다. 이 알고리즘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을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양날의 검이었던 셈이다.

FTC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프로젝트 네시가 미국 가계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착취'했으며 아마존에 미공개된 규모의 '초과 이익'을 안겼다고 주장했다. 이 알고리즘이 아마존에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여했다는 보도도 있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아마존과 FTC의 법적 공방이 진행 중인 만큼 비공개 상태다.

아마존은 2019년 프로젝트 네시 사용을 중단했으나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아마존의 수석 법률 고문인 데이비드 자폴스키는 FTC의 주장에 반박하며 FTC가 온라인 가격 책정과 경쟁의 역학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폴스키는 FTC가 요구하는 대로 아마존의 가격 책정 전략을 중단하는 것은 '반경쟁적이며 소비자에게도 불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FTC의 아마존 소송은 거대 기술기업들의 반경쟁 행위를 규제기관들이 조사하는 더 큰 흐름의 일부다. 애플(나스닥: AAPL)과 마이크로소프트(나스닥: MSFT) 등도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