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CE그룹홀딩스가 수요일 최대 18억 달러 규모의 해외 선순위채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SCE그룹은 최근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채권들은 발표 직후 거래가 정지됐다.
SCE그룹은 2020년 중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부동산 브랜드 6위에 오른 바 있다.
SCE그룹은 성명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 다른 채무 의무도 이행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2022년 초부터 약 16억 달러의 대출 어음을 상환했지만, 현재 만기가 도래한 일부 선순위채에 대해 6,000만 달러의 현금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SCE그룹은 현금 유동성 압박의 원인으로 신규 개발에 대한 수요 부진을 꼽았다.
SCE그룹은 성명에서 "2023년 2분기에 접어들면서 그룹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유동성 상황이 점점 더 악화되었으며 해외 부채 상환 압박이 계속 증가했다"며 "그룹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현금과 은행 예금이 현재와 미래의 의무를 이행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거래가 정지된 채권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4개 트랜치로 구성되어 있다. 2024년 4월 만기 7.375% 선순위채 5억 달러, 2024년 9월 만기 5.95% 선순위채 4억5,000만 달러, 2025년 5월 만기 선순위채 5억 달러, 2026년 2월 만기 6% 선순위채 3억5,000만 달러가 모두 거래 정지됐다.
이번 수십억 달러 규모의 채무 불이행은 지난주 중국 4위 개발업체인 중국 헝다그룹의 자회사 헝두 부동산이 5억3,700만 달러의 해외 부채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힌 사건을 연상케 한다. 이에 앞서 9월 중순에는 주요 개발업체인 시노오션그룹도 미 달러화 표시 부채에 대해 유사한 디폴트를 선언한 바 있다.
이처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부동산 섹터로 인해 올해 홍콩 증시에서는 대규모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디폴트의 규모가 얼마나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의 마음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당시 미국 정부가 포드, GM 등 자동차 업체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JP모건 체이스 등 대형 금융기관을 구제한 것처럼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구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