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플랫폼스(Meta Platforms Inc)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메타버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회사명을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바꾸며 증강현실(AR) 분야 선점을 노린 데 이어 이번엔 인공지능(AI)이라는 미래 기술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샘 알트먼(Sam Altman)이 이끄는 오픈AI가 2022년 말 챗GPT(ChatGPT)를 출시한 이후 월가는 AI와 그것이 갖는 산업 재편 가능성에 매료됐다. 지금까지 AI 프로그램 구동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만드는 칩 제조업체들, 즉 엔비디아(NVIDIA Corp)와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Inc), 그리고 기타 반도체 업체들이 명확한 승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챗GPT가 사상 최단 기간인 5일 만에 100만 사용자를 모은 직후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 Inc)과 같은 대형 기술주들도 야심 찬 AI 계획을 발표했다. 이른바 'AI 군비 경쟁'에는 오픈AI 공동창업자였지만 현재는 xAI를 운영 중인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Tesla Inc) CEO도 가세했다. xAI는 최근 멤피스에서 엔비디아 칩을 사용한 슈퍼컴퓨터를 출범시켰다.
저커버그는 메타의 '라마(Llama)' 소프트웨어를 통해 알파벳, 오픈AI, xAI를 비롯한 모든 AI 기업들과 경쟁할 계획이다. 화요일에 공개된 라마의 최신 버전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고, 순식간에 책 한 권 분량의 텍스트를 작성할 수 있으며, 사용자를 위해 이미지와 장면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라마 소프트웨어는 현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메타의 모든 애플리케이션에서 이용 가능한 챗봇인 '메타 AI'의 구동에 사용된다. 2022년 기술 산업 침체로 인해 메타플랫폼스가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저커버그는 이제 회사가 AI 기술 훈련과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한다.
저커버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들이 현재 과도하게 투자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돌이켜보면 '아, 우리가 수십억 달러를 더 썼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투자하는 모든 기업들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본다. 뒤처지면 향후 10~15년간 가장 중요한 기술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저커버그는 또한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사용자 게시물을 활용해 라마 모델을 훈련시키는 방법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 기술 기업들이 AI 분야에서 함께 혁신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렇지 않으면 중국과 같은 국가들이 더 발전된 기술로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