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칩 제재 속에서도 01.ai,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이 AI 비용 절감에 큰 진전을 보이고 있다.
중국 AI 기업들은 작은 데이터셋 활용, 저렴한 인력 고용, 하드웨어 최적화 등을 통해 AI 모델 비용을 대폭 낮추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01.ai와 딥시크 같은 스타트업부터 알리바바, 바이두, 바이트댄스 같은 대기업까지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AI 모델의 '추론' 비용, 즉 AI 모델이 응답을 생성하는 데 드는 비용을 90% 이상 절감했다. 이는 챗GPT의 모회사인 오픈AI 등 서구 경쟁사들보다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구글 중국 전 총괄 리카이푸가 이끄는 01.ai는 적은 컴퓨팅 파워로 작동하는 모델을 만들고 하드웨어를 최적화해 추론 비용을 크게 줄였다. 리카이푸는 FT에 "중국의 강점은 정말 저렴한 추론 엔진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애플리케이션을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중국 AI 기업들은 '전문가 모델'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하나의 거대 모델 대신 여러 개의 전문화된 신경망을 훈련시키는 방식이다.
리카이푸는 "중국의 강점은 예산 제한 없이 아무도 하지 않은 최고의 혁신 연구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중국의 강점은 잘, 빠르게, 안정적으로, 그리고 저렴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수출을 금지한 상황에서 거둔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 칩들은 미국에서 첨단 모델을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달 초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제품 대신 국산 AI 칩을 우선 사용하도록 비공식적으로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중국 AI 기업들의 성과도 눈에 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100개 이상의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테크 대기업들은 2023년 이후 투자 거래의 약 3분의 1을 AI 스타트업에 집중하며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