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가 연중 가장 약세를 보이는 달에 접어들었다. 12월은 역사적으로 그린백의 계절적 약세가 두드러지는 시기다.
지난 50년간 인베스코 DB USD 인덱스 불리시 펀드 ETF(NYSE:UUP)가 추적하는 미국 달러 지수는 12월에 평균 1% 가까이 하락했다.
12월 7년 연속 하락세를 보인 달러지만, 새로운 정치·경제적 변수들이 등장하면서 올해 12월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까?
1984년 이후 40년간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달러 지수(DXY)는 12월 평균 0.91% 하락했으며, 상승한 경우는 35%에 불과했다.
최근 7년간 12월 달러 약세가 두드러졌다. 2017년 이후 매년 12월 달러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달러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12월은 2008년(-6%), 1991년(-5.3%), 2000년(-5.1%) 등이다.
시즈낙스의 디미트리 스펙 수석 애널리스트는 "외환 시장에도 계절성이 존재한다. 연말 미국 달러 약세는 미국 세법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스펙은 미국 기업들이 연말 결산 시 현금 보유액을 최소화해 세금을 줄이려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자금을 해외 계좌로 이동시키면서 외국 통화 수요가 늘어나고 달러에 하방 압력이 가해진다는 것이다.
2024년 들어 달러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 지수는 연초 대비 5% 상승했으며, 2023년 2.1% 하락에서 놀라운 반등세를 보였다.
최근 랠리는 10월과 11월 사이 8주 연속 상승으로 가속화됐다. 이는 2016년 이후 달러의 세 번째로 강한 2개월 연속 상승이다.
3분기 GDP가 연율 2.8% 성장했고 노동시장도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최근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달러의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12월의 계절적 역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시즈낙스에 따르면 달러는 특히 12월 하반기에 빠르게 약세를 보이다가 1월에 다시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2024년 달러 강세가 12월의 저주를 깰 수 있을까? 아니면 연말 세금 관련 자금 흐름이 강세 모멘텀을 압도할까?
역사와 미국 기업들의 회계 기법을 고려하면, 12월은 또다시 달러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브릭스(BRICS) 국가들이 非달러 통화 거래를 결정할 경우 달러 패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브릭스가 탈달러화를 추진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