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이 도널드 트럼프의 공격적 관세 정책으로 경제 전망이 악화되면서 '경기침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월요일 공개된 보고서에서 얀 하치우스가 이끄는 골드만삭스 경제팀은 2025년 말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0.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번 전망 하향은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고율 관세, 금융여건 긴축, 지정학적 마찰 고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충격이 저소득층 미국인들에게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치며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FTC 규제를 받는 베팅 플랫폼 칼시의 트레이더들은 현재 올해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을 66%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주 40%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관세 시행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가정했다. 그러나 4월 9일 발표된 관세가 대부분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미국의 실효 관세율이 20%포인트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팀은 "외국 정부의 강력한 보복은 이미 전망에 반영했으나, 소비자 주도 반응의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외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미국 관광 감소만으로도 2025년 GDP가 0.1~0.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불확실성 급증은 트럼프의 '상호' 관세 계획과 관련이 깊다"며 세부사항이 공개됐음에도 국제사회의 대응과 향후 관세 인상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설명했다.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인 기업 투자는 향후 12개월간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 모델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자본지출이 감소할 확률이 45%에 달한다.
경제팀은 또한 의료, 교육, 인프라 등 분야에서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의 지출 압박이 가중되면서 경제 하방 압력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여건 긴축과 관세 관련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의 확장과 채용이 위축되면서 향후 1년간 기업 투자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도 위협받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노동공급 증가세 둔화와 일자리 창출 약화로 가계 소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은 "관세로 인해 실질 가처분소득이 감소한다"며 수입품 가격 상승이 특히 저소득층 가계의 구매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용 약화, 투자 정체, 소비자 신뢰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충격이 지속될 경우 경제가 위축 국면에 진입할 수 있는 위험한 조합이 형성되고 있다.
경기침체 가능성 상승은 단순한 경고 신호를 넘어 투자자들의 헤지 전략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카렌 라이히고트 피시먼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약화와 경기침체 위험 증가로 안전자산 통화로의 전략적 이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피시먼은 "미국 예외주의 약화와 높아진 경기침체 위험으로 헤지 전략 변경이 필요하다"며 "미국 투자자들은 보호 수단으로 엔화, 스위스프랑, 심지어 유로화 익스포저를 늘리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관세 발표 이후 인베스코 커런시셰어스 재팬 엔 트러스트(NYSE:FXY)는 3% 상승한 반면, SPDR S&P 500 ETF 트러스트(NYSE:SPY)는 1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