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무역갈등 심화와 미국 경제 약화 조짐으로 달러화가 압박을 받으면서 달러 추종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달러 약세 전망이 사상 최고 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인베스코 DB 미국 달러 인덱스 불리시 펀드(NYSE:UUP), 인베스코 DB 미국 달러 인덱스 베어리시 펀드(NYSE:UDN), 위즈덤트리 블룸버그 미국 달러 불리시 펀드(NYSE:USDU) 등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핵심 투자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달러 ETF인 UUP는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달러화 익스포저를 제공한다. 달러 강세시 수익을 내도록 설계되었으나, 최근 약세 심리가 확산되며 한 달간 3% 하락했다.
달러 약세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을 위한 UDN은 동일한 통화 바스켓에 대해 반대 익스포저를 제공한다. UDN은 달러 약세시 수익이 발생하며, 최근 가격 동향은 이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 펀드는 지난 한 달간 3.8% 상승했다.
한편 USDU는 중국 위안화, 멕시코 페소, 한국 원화 등을 포함한 더 폭넓고 역동적인 익스포저를 제공한다. 이는 글로벌 무역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더 다각화된 통화 익스포저를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그러나 전 세계 통화가 변동성을 보이면서 이 펀드는 지난 4주간 약 2% 하락했다.
이러한 ETF들은 달러 향방에 대한 투자자들의 견해를 반영하는 수단으로 더욱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달러화는 더 이상 강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4월 12일부터 모든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84%에서 125%로 인상하며 무역전쟁에서 반격에 나서자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금요일 6개월 신저점으로 추락했다. 이 소식만으로도 시장이 충분히 불안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미국 도매물가가 2023년 이후 최대 폭으로 하락했다는 지표까지 발표되며 관세 인상으로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시점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억제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파급효과는 즉각적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옵션 투자자들은 5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 숏 포지션을 취했고, 현재 포지션이 과거 기준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보여주는 Z-스코어는 사상 최대의 심리 변화를 기록했다. 1개월 리스크 리버설이 달러 하방 보호 쪽으로 역전되며,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안전자산으로 보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시장 전반이 타격을 받고 있다. S&P 500 지수는 목요일 3.5% 하락했고 장기 국채도 하락했으며, 트레이더들은 현재 연내 90bp의 연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S&P 500이 금요일 1.8% 반등했지만, 관세로 인한 성장 압박과 인플레이션 냉각에 대응해야 하는 연준에 대한 압박이 고조되고 있다. 정책당국은 통화완화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을 수 있다.
2년여 만에 최대 폭의 달러 하락은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바뀔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통화 익스포저를 헤지하거나 추가 변동성에 베팅하려는 투자자들에게 달러 ETF는 점점 더 선호되는 투자수단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