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고조...에너지·방산 ETF 급등 전망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한번 지정학적 긴장 상태에 놓이면서 ETF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섰다.

지난 한 달간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오일 펀드(NYSE:USO)와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브렌트 오일 펀드(NYSE:BNO)는 각각 22.25%와 20.26% 급등했다. 지난 토요일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인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을 공습하자 유가는 즉각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란이 걸프만의 미국 이익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글로벌 무역을 방해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리스크 랠리에 올라탄 ETF들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경우 에너지 관련 ETF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주목해야 할 종목들은 다음과 같다:

USO와 BNO - 이미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원유 시장 심리를 가늠하는 풍향계다.

USO는 WTI 원유 선물 최근월물을 추종한다. 유가 변동에 직접적인 노출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첫 번째 선택이다. 최근월물 선물에 투자하는 특성상 변동성이 매우 크지만 공습이나 해상 충돌과 같은 지정학적 충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BNO는 글로벌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를 반영하며 중동 공급망이 위험에 처했을 때 가장 적합하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는 브렌트유가 WTI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며, BNO는 개인투자자들이 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인베스코 DB 오일 펀드(NYSE:DBO)는 전시 상황에서 강한 상승 동력을 가진 선물 기반 익스포저를 제공한다. USO나 BNO보다 변동성이 적은 장기 선물 곡선에 투자하며, 분쟁이 장기화되어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

SPDR S&P 석유가스 탐사생산 ETF(NYSE:XOP)는 업스트림 생산업체를 통해 공급 차질 테마에 투자한다. XOP는 원유 자체가 아닌 석유 시추 및 탐사 기업들에 투자한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이들 기업의 마진이 확대되어 에너지 상승세에 대한 고베타 베팅이 된다.

퍼스트 트러스트 천연가스 ETF(NYSE:FCG)와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천연가스 펀드(NYSE:UNG) -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수송이 위험에 처할 경우 움직일 수 있는 ETF들이다. 아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주시할 필요가 있다. FCG는 유럽이 대체 공급처를 찾으려 할 경우 수혜를 볼 수 있는 미국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에 대한 주식 익스포저도 제공한다.

하지만 상승세는 검은 황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방산 ETF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핵 야망을 포기하지 않으면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고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방산 ETF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

아이쉐어즈 US 항공우주방산 ETF(BATS:ITA)는 록히드마틴(NYSE:LMT), 노스롭그루먼(NYSE:NOC), 레이시온(NYSE:RTX) 같은 대형 방산업체들에 투자한다. 이들 기업은 하드웨어, 미사일 방어 시스템, 지원 등을 통해 미군 전력 증강의 최전선에 있다.

SPDR S&P 항공우주방산 ETF(NYSE:XAR)는 ITA보다 더 다각화되어 있다. 전시 조건에서 국방비 지출이 증가하고 새로운 계약이 체결될 경우 더 큰 상승 잠재력을 보일 수 있다. 동일가중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

지정학적 변수

시장은 초기 공격을 반영했지만, 이란의 보복 계획과 트럼프의 장기 지정학 전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한 번의 잘못된 미사일 공격으로도 유가가 110달러를 넘어설 수 있으며, 주식 시장 전반에 리스크 회피 심리가 확산될 수 있다.

ETF 투자자들에게는 공포가 아닌 포지셔닝이 중요하다. 에너지와 방산 펀드에 대한 전술적 투자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트윗이 변동성을 야기하는 시대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ETF가 전투선이자 수익의 원천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