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美 하원의장이나 의원은 될 수 있지만 대통령은 불가능

일론 머스크가 미국당(American Party)을 창당했다. 이 신생 정당은 현재 재선에 도전하는 하원과 상원 의원들의 자리를 위협하거나 2028년 대선 판도를 흔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테슬라(NASDAQ:TSLA)의 최고경영자(CEO)가 공직 출마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내용

머스크의 미국당 창당은 이른바 '멋진 법안'(Big Beautiful Bill)을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및 의회 구성원들과 대립하는 시점과 맞물렸다. 7월 4일 트럼프가 서명한 이 법안은 미국의 부채를 크게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제3정당 지지 의견이 높게 나타났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가'라는 검색어가 2024년 대선 시기와 함께 수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답은 '불가능'이다. 머스크는 남아프리카 출신이기 때문이다. 2002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지만 대선 후보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미국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되기 위한 세 가지 주요 요건이 있다:

• 미국에서 태어난 자연적 출생 시민권자
• 35세 이상
• 14년 이상 미국 거주

따라서 머스크는 미국 대통령은 물론 부통령 후보도 될 수 없다. 하지만 다른 공직은 도전할 수 있다.

헌법은 하원의원과 상원의원 출마에 대해 연령, 시민권, 거주 요건을 규정하고 있지만, 자연적 출생 시민권자일 필요는 없다. 머스크는 2002년 시민권을 취득했고 30세 이상이므로 양쪽 모두 출마할 수 있다.

현재 거주하는 텍사스나 이전에 살았던 캘리포니아 주지사직에도 도전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캘리포니아) 등 자연적 출생 시민권자가 아닌 주지사들이 여럿 있었다.

하원의장직 도전도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트럼프와 함께 하원의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헌법상 하원의장이 반드시 의회 구성원일 필요는 없지만, 지금까지는 모두 다수당 소속 선출직 의원이었다.

시장 영향

머스크는 세계 최고 부호이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지만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트럼프는 작년 비평가들이 자신이 테슬라 CEO에게 대통령직을 양보했다고 말했을 때 이 점을 상기시켰다.

트럼프는 "그는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 나는 안전하다. 왜냐고?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테슬라 주주들에게는 좋은 소식일 수 있다. 머스크가 정치에 관여하면서 회사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만약 그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거나 대통령이 된다면 테슬라를 완전히 떠나야 할 것이고, 회사는 새로운 CEO가 필요할 것이다.

머스크는 제3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다. 대신 '완전히 미친 짓이자 파괴적'이라고 비판한 트럼프의 지출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에 맞서 다가오는 의회 선거에서 후보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제3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1852년 이후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만이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머스크의 X 소유권과 막대한 팔로워, 선거에 투입할 수 있는 수십억 달러의 자금은 제3당 운동에 불을 지필 수 있다. 그가 진지한지, 또는 170년 넘게 이어진 정치사를 새로 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