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템퍼스·엔비디아 지원 리커전, 제약 공룡들 흔든다

병원 회의실에서 새로운 암 진단 사업을 제안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 팔란티어 테크놀로지(NASDAQ:PLTR)의 파운드리 플랫폼으로 구동되는 슬라이드를 넘기면, 기존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이 구시대적으로 보일 만큼 투명하고 정밀한 데이터가 펼쳐진다.

복도 건너편에서는 템퍼스AI(NASDAQ:TEM)가 유전체 기반 진단으로 신약 개발 기간을 수개월 단축하는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맞은편에서는 엔비디아(NASDAQ:NVDA)의 AI 기술력을 등에 업은 리커전 파마수티컬스(NASDAQ:RXRX)가 조용히 실험실에서 기존 연구자들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신약 후보 물질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공상과학이 아닌 2025년 투자 시장의 최전선이며, 수치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팔란티어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강세 심리가 고조되며 이달 들어 10% 가까이 상승했고, 연초 대비 상승폭은 더욱 크다.

템퍼스AI 주가는 현재 64달러 선에서 지난달 대비 약 6% 하락했음에도 진단 플랫폼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며 견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리커전은 연초 대비 약 10% 하락했지만 6월 말 이후 15% 가까이 급등하며 AI 기반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에 대한 낙관론이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반면 제약 공룡들은 제자리걸음이다. 화이자(NYSE:PFE)는 24.70달러, 머크(NYSE:MRK)는 84.49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견실한 매출에도 불구하고 특허 절벽, 약가 규제 강화, 혁신 주기 둔화라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AI 기반 기업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팔란티어는 병원들이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데이터 아키텍처를 제공하고, 템퍼스는 AI를 실용적인 진단 도구로 패키지화하며, 리커전은 전통적 제약사보다 빠른 속도로 기계학습과 분자 라이브러리를 결합하고 있다. 이들은 신약 발견, 임상시험 설계, 임상 의사결정을 혁신하며 그에 걸맞은 자본을 유치하고 있다.

전통적 제약사들의 반격이 아직 가능할 수 있지만, 현재 시장의 관심은 AI 연구소에 쏠려 있다.

투자자들에게 던져진 질문은 명확하다. 전통적 제약사들이 단순히 뒤처진 것인지, 아니면 이미 공룡 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는지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