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중국 딜레마, 중국 테크 ETF 미래 재편 가능성

엔비디아가 워싱턴과 베이징 사이에서 펼치는 불안한 줄타기가 중국 테크 ETF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대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다음 달 새로운 AI 칩 'B30A 프로세서'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의 중국 전용 인공지능 칩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중국 매출에 15% 수익세를 부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영향력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외교적 균형을 맞추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엔비디아가 7월 워싱턴이 H20 칩에 대한 제한을 해제했을 때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베이징의 반응은 매우 차가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와 더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규제당국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주요 기술기업들에게 국가 안보를 이유로 H20 구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관계자들은 스파이 기능이나 '백도어'에 대한 오랜 우려를 들어 민감한 용도에 외국산 반도체 사용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의혹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러한 반발은 엔비디아의 중국 사업 계획에 차질을 빚게 했으며, 크레인쉐어스 CSI 차이나 인터넷 ETF(KWEB)와 인베스코 차이나 테크놀로지 ETF(CQQQ) 등 중국 기술 ETF 투자자들에게도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CQQQ와 KWEB 모두 베이징의 규제 강화 대상이 된 플랫폼 기업들에 크게 편중되어 있다.

KWEB의 주요 보유 종목은 텐센트(약 10.7%), 알리바바(약 8.6%), PDD홀딩스(약 7.5%), 메이투안(약 6.2%), JD닷컴(약 5.2%)이다.

CQQQ의 주요 보유 종목은 텐센트(약 10.0%), PDD(약 8.1%), 메이투안(약 6.9%), 바이두(약 6.2%)이다.

두 ETF 모두 포트폴리오의 약 40%가 인공지능 알고리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소비자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해 고성능 GPU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들에 투자되어 있다. 따라서 엔비디아 칩 공급 차질은 이들 ETF의 성장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적으로 H20 구매 연기는 AI 구축을 지연시키고 클라우드 서비스 견인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비롯한 플랫폼 대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으며, KWEB와 CQQQ 같은 ETF에도 하방 위험이 될 수 있다.

반면 엔비디아가 B30A를 통해 중국의 신뢰를 회복한다면, 엔비디아 칩에 의존하는 중국 기술 기업들에게 긍정적일 것이며, 이는 KWEB와 CQQQ에도 호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베이징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내 자급자족이 우선순위라는 것이다. 화웨이의 GPU와 같은 중국산 대체품 사용을 압박함으로써 규제당국은 자국 공급망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GPU 제조업체들이 아직 엔비디아의 규모와 능력에 미치지 못하지만, 국가 지원 자금과 정책적 지원으로 점차 그 격차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TF 투자자들에게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KWEB와 CQQQ가 소비자 인터넷 성장의 대리지표에서 중국의 기술 독립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변모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KWEB와 CQQQ 같은 중국 테크 ETF들은 윈윈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