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미국의 인공지능(AI) 붐이 전례 없는 에너지 부족 사태를 초래하면서 국가 전력 공급 체계의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빅테크 기업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두 에너지원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값비싼 실수가 지금 이 순간 백주 대낮에 벌어지고 있지만, 거의 아무도 이를 예견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최신 AI 모델에 열광하고, 벤처캐피털은 유니콘 기업 발굴에 혈안이 되어 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위기가 미국의 기술 패권을 조용히 위협하고 있다. 이는 외국과의 경쟁이나 규제 포획이 아닌, AI가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하지만 이를 공급할 인프라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현실이다.
관련 수치는 충격적이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GPT-4와 같은 단일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에만 2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30메가와트의 지속적인 전력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2024년 35기가와트에서 2030년 78기가와트로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 전체 전력 소비량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AI 확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제약은 기술이나 자본이 아니다. 새로운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에 최대 5년이 소요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차세대 AI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해 5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력망 연결 요청이 700% 증가해 미국의 AI 리더십을 위협하는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 계획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20%가 전력망 제약으로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버지니아 북부의 '데이터센터 앨리'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이 지역의 전력 수요는 현재 약 4기가와트에서 2030년까지 15기가와트로 폭증할 수 있으며, 이는 버지니아 주 전체 전력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는 규모다.
극심한 지연에 직면한 미국의 기술 대기업들은 즉각적인 해결책으로 천연가스에 주목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전력망 연결에 5년이 걸리는 것과 달리 18-24개월 내에 안정적인 독립형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시장은 이에 즉각 반응했다. 주요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해 익스팬드 에너지는 24% 이상, EQT와 레인지 리소스는 각각 40%와 13% 이상 상승했다.
주요 전력회사들은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새로운 천연가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WEC 에너지 그룹의 위 에너지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운영에 '핵심적'이라고 평가받는 2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천연가스 발전 계획을 수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탄소포집 기술을 적용한 천연가스를 'AI 구현을 위한 즉각적인 해결책'이라고 평가하며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자력 발전은 업계의 장기 비전을 대표한다. 관련 투자 규모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아마존은 SMR 개발사 X-에너지에 투자하고 5기가와트 규모의 원자력 에너지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구글은 카이로스 파워와 협력해 최대 7기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건설할 계획이며, 첫 번째 원자로는 2030년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오라클이 발표한 3기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통한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은 가장 야심찬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는 92.5%의 설비이용률을 달성하며, 이는 풍력(35%), 태양광(25%), 천연가스(56%)를 크게 앞선다. 24시간 운영이 필요한 데이터센터에 있어 원자력의 91.8% 가동률은 다른 대안들보다 우수하다.
천연가스는 속도와 비용 면에서 장점이 있다. 천연가스 복합발전소는 약 10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원자력 발전소는 50억 달러가 필요하다. 소형 모듈형 원자로는 대형 원자력 발전소의 MWh당 92달러와 비교해 36달러의 균등화 발전비용을 달성할 수 있다.
천연가스 발전은 석탄보다 57% 낮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원자력에 비해서는 여전히 상당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엑손모빌은 텍사스 남동부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90% 이상을 제거할 수 있는 탄소포집 기술이 적용된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원자력 에너지는 킬로와트시당 5.1-6.4그램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풍력 발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세금 혜택 등 우호적인 조건을 통해 여러 주에서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공동 확장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용 발전소 건설을 가속화하기 위해 비상권한을 활용하는 계획이 발표됐다.
펜실베이니아 주는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바탕으로 기술, 에너지, 금융 기업들로부터 9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해 AI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원자력 인프라 개발 기간 동안 천연가스를 교두보로 활용하는 관리된 전환이다. 즉각적인 천연가스 도입과 계획된 원자력 통합을 결합한 다년간의 접근방식이 경제적, 환경적으로 최적의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의 AI 야망은 향후 수십 년간 국가 전력 공급 방식을 재편할 에너지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탄소포집이 적용된 천연가스는 신속성을 제공하지만 환경적 트레이드오프가 있다. 원자력은 지속가능성을 제공하지만 인내와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다.
경쟁은 최고의 AI 기술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이를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으로 가동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이러한 에너지 전환을 가장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기업과 투자자들이 AI 분야의 리더십을 결정할 것이며, 그 리더십이 어떻게 달성되는지도 결정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