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 발생 17년 만에 영국 법인이 마침내 청산 절차를 마무리했다. 리먼브러더스 인터내셔널 유럽(LBIE)의 긴 청산 과정이 어제 런던 법정에서 종료됐다. 로버트 힐디야드 판사는 LBIE가 모든 채무를 이행했다고 선언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0년 넘게 이 사건을 담당해온 힐디야드 판사는 이를 "획기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하며 "리먼 사태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여서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의 말이 맞다. 한때 리먼의 유럽 사업 중심이었던 LBIE는 2008년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냈다. 채권자들에게 원금 전액과 8%의 이자까지 상환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약 280억 파운드(375억 달러)를 회수해 재분배했다. 이 기적의 주역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다. PwC는 처음부터 이 마라톤을 이끌어왔으며, 자산을 회수하고 채권자들과 협상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10억 파운드(13.4억 달러)를 받았다.
LBIE는 리먼의 유럽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브로커-딜러로, 런던을 구조화 금융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기여했다. 2008년 9월 15일 미국 본사가 파산하면서 단순히 한 은행의 몰락이 아닌 글로벌 금융 신뢰의 붕괴를 초래했다. 하지만 런던은 끈기와 약간의 행운으로 금융 시스템의 완전한 붕괴를 막아냈다.
위기의 순간에 바클레이스가 리먼의 미국 중개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구했고 시장의 완전한 붕괴를 막았다. 이 마지막 순간의 거래는 위기관리의 사례연구가 됐으며, 당시 이뤄진 몇 안 되는 현명한 결정 중 하나였다.
수년에 걸쳐 영국의 청산 절차는 응급 처치에서 복잡한 소송으로 발전했다. 관리인들이 잉여자금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후, 이른바 '워터폴' 소송에서 채권자들은 지급 우선순위를 두고 치열한 법적 다툼을 벌였다.
파산한 은행에서 잉여자금이 발생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폴슨앤컴퍼니와 퍼트리파트너스 같은 부실채권 투자자들은 리먼의 채권을 큰 할인가에 매입한 후 자산 회수가 진행되면서 막대한 수익을 거뒀다. 그러나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영국에서 회수한 375억 달러는 상당한 성과지만, 리먼의 전체 부채 규모에 비하면 일부에 불과하다. 리먼은 파산 당시 6,13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었다.
리먼의 그림자는 여전히 금융시스템에 남아있다. 리먼브러더스, LB홀딩스인터미디에이트2(LBHI2), 리먼브러더스홀딩스 등 다른 자회사들은 여전히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이다. 힐디야드 판사는 세금 문제를 해결하고 마지막 남은 자산을 처리할 수 있도록 이들의 청산 기한을 연장했다.
영국 법인이 거의 20년이 지나서야 청산을 마무리했다는 사실은 현대 금융이 얼마나 복잡해졌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수익률 추구와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욕구는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다.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리컬러홀딩스의 파산은 부실한 AAA등급 자산담보증권의 흔적을 남겼다. 자산의 형태는 변했지만 운영 방식은 여전히 같다.
다음 금융시스템 붕괴가 발생할 때, 리먼의 마지막 잔재들이 그 재현을 지켜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