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분기 기업 실적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이례적인 양상을 보이며, 재무성과와 투자자 반응 사이의 흥미로운 괴리가 드러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상회하면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이번 실적 시즌은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상회한 기업들의 주가가 오히려 시장 평균 대비 하락하는 모습이다.
찰스슈왑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케빈 고든은 시장 심리의 미묘하지만 중요한 변화를 지적했다.
고든은 X(구 트위터)를 통해 "이번 실적 시즌에서 EPS가 전망치를 상회한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 발표 후 S&P500 대비 0.35% 하회하고 있다. 이는 2020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스프레드"라고 밝혔다.
S&P500 대비 0.35% 하회한다는 것은 실적 전망치 상회가 더 이상 실적 발표 후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실적이 상하단 모두 전망치를 상회했음에도 목요일 주가가 하락한 블랙스톤과 수요일 호실적 발표 후 주가가 약세를 보인 코카콜라를 들 수 있다.
시장의 냉담한 반응
이러한 반직관적인 반응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이번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시장의 기대치가 이미 높았으며, 투자자들은 강한 실적을 미리 '가격에 반영'했을 수 있다. 좋은 소식이 당연시되는 상황에서는 견실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조차 투자자들의 무관심이나 소폭의 차익실현에 직면할 수 있다.
광범위한 거시경제적 우려가 계속해서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으며, 4분기에 대한 다소 신중한 가이던스도 경계심을 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개별 기업의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특히 충분히 고평가된 것으로 보이는 섹터의 주식을 매도하며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을 수 있다.
EPS 상회와 주가 실적 간의 괴리는 시장 사이클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견실한 실적만으로는 더 이상 주가 상승을 촉발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확실한 증거를 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