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욕타임스(NYT)를 상대로 150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하고 기업의 분기별 실적 공시 폐지를 추진하면서 미국 투자자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여기에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 법정 대신 비공개 중재로 분쟁 해결을 요구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트럼프노믹스'의 전형적인 특징인 헤드라인 리스크와 시장 불안정성, 그리고 경제 정책보다는 정치적 쇼에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는 플로리다주에서 NYT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NYT가 '민주당의 대변인'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소송은 정치와 언론 간의 충돌로 보이지만 결국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편 비평가들은 트럼프가 '기업의 권한을 투자자들로부터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업 경영진들 사이에서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NYT 주가는 오늘 초반 거래에서 약 3% 하락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소송 리스크와 정치적 적대감으로 인한 보이콧 가능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 지배구조를 흔드는 트럼프식 파괴력은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NYT 주식 매도세력의 시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NYT의 실적은 여전히 견고한 모습이다. 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은 23만 명의 순 디지털 구독자가 증가해 총 구독자 수가 1,200만 명에 육박했다. 8월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디지털 구독 매출은 15% 이상, 디지털 광고 매출은 19% 가까이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NYT는 전년 대비 약 10%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조정영업이익률은 약 28%를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에는 1억9,300만 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고,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통해 1억3,400만 달러를 주주들에게 환원했다. 종합하면 NYT 주가는 지난 3년간 S&P500 지수를 소폭 상회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생성형 AI 관련 아마존과의 새로운 라이선스 계약은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진정한 시험대는 실적 보고서가 아닌 법정이 될 수 있다. 비평가들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우세한 법정에서는 견고한 실적조차도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트럼프의 분기별 실적 공시 폐지 추진은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공시 요건을 절반으로 줄이면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적절한 사업 운영에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주 권익 옹호자들은 투명성과 책임성이 저하되고 기업들이 불편한 사실을 숨길 여지가 커질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NYT와 같은 미디어 기업에게 분기별 실적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뿐만 아니라 구독, 광고, 트래픽 트렌드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공시 주기를 늘리고 그 중요성을 의문시하는 것은 기업의 건전성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특정 이해관계자들에게 유리하게 왜곡할 수 있다.
시장은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지만, 백악관이 조장하는 변동성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트럼프의 정치적 불만과 주식시장 개입은 투자자들이 이른바 '트럼프노믹스 리스크'라는 새로운 비용을 감안해야 함을 의미한다. NYT와 전체 시장에 대한 진정한 의문은 이러한 파괴적 접근이 너무 깊은 균열을 남기지는 않을지에 있다.
현재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NYT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이어진 상승세가 다소 완만한 속도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신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실적이나 투기적 자금 흐름보다는 NYT가 트럼프에 얼마나 강력히 맞설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