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엔터프라이즈 IT 공룡 오라클이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42% 급등하며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바라보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대형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닌 소형 바이오텍 기업에서나 볼 법한 상승세다. 이후 매도세가 유입되며 주가는 주당 345달러에서 300달러 수준으로 조정됐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49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1.47달러로 시장 예상을 소폭 하회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이 월가의 관심을 끌었다. 경영진은 AI 클라우드 파이프라인 수요가 너무 많아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IaaS + SaaS) 매출은 28% 증가한 72억 달러,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OCI) 매출은 55% 급증한 3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의 소폭 감소를 상쇄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오라클의 수주잔고다.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계약 금액인 잔여수행의무(RPO)가 전년 대비 359% 급증한 4,55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분기 중 체결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계약 4건이 반영된 결과다. 경영진은 추가 대형 계약 체결로 RPO가 5,0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오라클은 올 회계연도 OCI 매출이 77% 증가한 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향후 4년간 매출이 320억 달러, 730억 달러, 1,140억 달러, 1,44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영진은 이 계획의 대부분이 이미 보고된 RPO에 반영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AI 워크로드가 오라클의 고밀도, 고대역폭 클러스터를 선호한다는 점도 성장 가속화의 근거로 제시됐다.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AWS, 애저, 구글 클라우드와 직접 통합되며, 37개의 추가 파트너 데이터센터가 들어서 총 71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전망을 크게 상향 조정했다. 2026 회계연도 매출은 670억 달러, 2027년 820억 달러, 2028년 1,160억 달러, 2029년 1,650억 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AI 수주잔고에 따른 성장 가속화를 반영한 것이다.
현재 오라클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 초반대로 다소 높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매출이 전망대로 성장하고 OCI 비중이 높아지면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순이익 성장이 매출 성장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오라클에 대해 여전히 강한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총 33명의 애널리스트 중 25명이 매수, 8명이 보유 의견을 제시했으며, 매도 의견은 전무하다. 현재 평균 목표주가는 341.45달러로, 현재가 대비 9%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라클의 급등은 일시적 과열이 아닌 장기 수요 전망의 근본적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기록적인 수주잔고와 멀티클라우드 사업 확대, 구체적인 OCI 성장 로드맵을 고려할 때, 이번 주가 급등은 거품이라기보다 시장의 재평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