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S&P500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금값이 온스당 4000달러에 근접하며 비트코인이 12만5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월가가 '전방위 강세장'에 들떠있는 가운데 사모펀드(PEF) 관련주만 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S&P500지수는 6800선을, 나스닥100지수는 2만5000선을 돌파하며 연초 대비 각각 14%, 20% 상승했다. 하지만 블랙스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KKR 등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주가는 2주도 안 되는 기간에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움직임이다.
충격은 9월 30일 미국 자동차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가 100억달러 이상의 부채를 안고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헤지펀드 매니저 짐 채노스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퍼스트브랜즈의 붕괴는 시작에 불과하며 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의 균열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라이빗 크레딧으로 인해 실제 대출기관과 차입자 사이에 또 다른 층이 생겼다"며 "기관들이 선순위 채권 수준의 위험으로 주식 수준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마법 같은 기계에 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대출에서 높은 수익률이 나오는 것이 "첫 번째 적신호"라고 경고했다.
퍼스트브랜즈의 몰락은 혼돈 그 자체였다. 제프리스가 투자자들에게 60억달러 규모의 대출 기회로 홍보했던 이 회사는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10억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순식간에 무너졌고, 최상위 등급 대출은 현재 액면가의 33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며칠 후에는 서류미비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중고차 딜러이자 서브프라임 대출업체인 트리컬러홀딩스도 파산했다. 이 회사의 AAA등급 채권은 12센트까지 폭락했다.
피프스서드뱅코프는 트리컬러가 동일한 담보를 여러 대출기관에 중복 제공했다고 고발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 나타났던 최악의 행태를 연상시키는 사기 혐의다.
제프리스도 조사를 받고 있다. FT는 10월 6일 이 투자은행이 퍼스트브랜즈에 제공한 파이낸싱에서 비공개 수수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른 대출기관들은 이러한 거래가 자신들의 신용조건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퍼스트브랜즈의 붕괴로 부외금융, 중복 담보, 레버리지 인수가 얼마나 위험한 취약성을 숨길 수 있는지 드러났다.
이는 투기성 헤지펀드의 이국적인 베팅이 아니었다. 연기금, 보험사, 주류 자산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에 담긴 AAA등급의 '안전한' 대출이었다.
아직까지 이러한 충격이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지는 않았다. 월가의 위험 선호 심리는 여전히 강하다.
정크본드 스프레드는 국채 대비 2.8%로,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이며 20년 평균인 4.5%를 크게 밑돌고 있다. 퍼스트브랜즈와 같은 붕괴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신용위험에 대한 보상치고는 너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월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파산 직후 역사상 최대 규모인 550억달러의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 거래가 발표됐다. 일렉트로닉아츠 인수 건으로, 200억달러의 부채가 수반된다.
위험 감수는 멈추지 않았다. 다만 보기 어려워졌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