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정치 유세장이나 대통령 연단에 서기 훨씬 전부터 도널드 트럼프는 이미 미국의 외교 정책을 뒤흔들려 시도했다. 그가 선택한 방법은 전면 신문광고였다.
1987년 9월, 당시 부동산 재벌이었던 그는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보스턴글로브에 전면광고를 게재하는 데 9만4801달러(현재 가치 27만달러 이상)를 투자했다.
트럼프가 직접 서명한 이 광고의 헤드라인은 "미국의 대외 방위정책에는 문제가 없다. 다만 약간의 강단이 필요할 뿐이다"였다.
그는 미국이 보답하지 않는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가 미국 정치인들을 비웃고 있다. 우리는 우리 것도 아닌 선박들을 보호하고, 우리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석유를 운반하며, 도움을 주지 않는 동맹국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트럼프는 적었다.
이러한 대담하고 거침없는 어조는 이후 그의 정치적 캐릭터를 정의하게 된다.
트럼프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국가들은 '수십억 달러' 가치의 미군 보호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심지어 부유한 국가들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트럼프의 외교정책 관점은 80년대부터 놀라울 정도로 일관됐다.
수십 년이 지난 후, 비용 분담, 국가적 자부심, '미국 우선주의'와 같은 동일한 아이디어들이 2016년 대선 캠페인의 핵심 기둥이 됐다.
"우리가 방어하는 국가들은 이 방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은 이 국가들이 스스로를 방어하도록 내버려둬야 한다.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그는 2016년에 말했다.
1987년의 광고가 트럼프를 즉시 정계로 이끌지는 않았지만, 그가 언젠가 공직에 출마할 수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당시에는 트럼프가 조지 H.W. 부시에 맞서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광고가 자립과 전통적 동맹에 대한 회의론에 초점을 맞춘 그의 세계관을 미국인들에게 일찍이 보여줬다는 점이다.
약 40년이 지난 지금, 이 광고는 마치 트럼프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슬로건의 서막처럼 읽힌다. 미국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멈춰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여전히 그의 지속적인 정치적 테마로 남아있다.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동안 글로벌 딜메이커 역할을 자처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중재에서부터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고, 러시아-우크라이나 협상을 위해 알래스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을 맞이하는 등, 이 억만장자 출신 정치인은 비전통적인 평화 중재자 역할에 크게 의존했다.
그의 외교 정책 기록은 이제 대담하고,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예측 불가능한 전형적인 트럼프식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