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석] TV스페셜](https://img.wownet.co.kr/banner/202508/2025082621c6d0c271f84886a953aee25d7ba0c0.jpg)



스위스 경제가 올해 '평균을 크게 밑도는' 성과를 보인 데 이어 2026년에는 미국의 고율 관세로 인해 성장세가 더욱 둔화될 전망이다.
스위스 정부는 목요일 올해 경제성장률을 1.3%로 전망했다. 내년에는 GDP 성장률이 0.9%까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2020년 -2.4% 성장을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스위스 경제사무국(SECO)은 성명을 통해 "국제 무역과 경제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및 스위스 경제성장 전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스위스의 경우 1분기 평균 이상의 성장세를 보인 후 예상대로 큰 폭의 둔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글로벌 무역 재편의 일환으로 지난 4월 스위스에 31%의 관세율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8월 7일 스위스가 미국에 수출하는 약 61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대해 관세율을 39%로 인상했다. 이는 스위스 전체 수출의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위스 연방 관세국 자료에 따르면 스위스의 4대 수출품목은 화학·제약, 기계·전자, 시계, 정밀기기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거나 건설 중인 제조업체가 아닌 경우, 브랜드 및 특허 의약품은 미국 수입 시 100% 관세가 부과된다.
이번 관세는 스와치 그룹, 리슈몽, 로지텍, 네슬레 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계 및 럭셔리 제품 제조업체인 스와치는 2024년 글로벌 매출의 18%가 미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폰토벨의 애널리스트 장-필립 베르치는 8월 "미국의 관세가 39%를 유지할 경우 스위스의 수많은 브랜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린 켈러-수터 스위스 대통령은 8월 '급히 마련된 방문'을 통해 워싱턴을 찾아 고율 관세를 막으려 했으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성과 없이 돌아왔다.
켈러-수터는 10%의 관세율을 요청했으나 미국 측이 이를 거부했다. 그는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으나, 스위스가 추가로 어떤 제안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스위스가 무역장벽 철폐에 대해 "의미 있는 양보"를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고소득 국가 중 하나인 스위스가 일방적인 무역 관계를 미국이 용인할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5월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제네바에서 켈러-수터와 만났다. 양측은 상호 무역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합의했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스위스 기술산업을 대표하는 주요 협회인 스위스멤은 이번 관세가 "사회보장, 의료시스템, 인프라 유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위스 기술산업은 미국의 관세 부과 이전에도 이미 8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스테판 브룹바허 스위스멤 이사는 8월 28일 "2분기 투자재 수요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현재 위험한 하향 나선에 빠져있으며, 미국의 관세로 인해 이러한 연쇄효과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세 전쟁은 스위스의 경제 심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9월까지 최근 12개월 중 9개월 동안 부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소비자 심리는 12개월 내내 부정적이었으며, 9월에는 37을 기록했다. 이는 8월의 4개월 최저치인 40보다는 약간 상승한 수준이다.
UBS는 9월 9일 "올해 상반기 스위스 경제성장은 무역 동향에 큰 영향을 받았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가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스위스 GDP 성장률이 현재 전망치를 크게 밑돌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의 영향으로 8월 스위스의 대미 수출은 22% 급감해 2020년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계 판매는 8.6%, 보석류는 7.5% 감소했다.
미국의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UBS는 스위스 주식들이 긍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UBS는 목요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스위스 시장지수(SMI)의 2025년 이익 성장률을 4%, 2026년은 5%로 전망했다.
UBS는 3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경제 발전에 민감한 기업들은 여전히 거시경제 지표에서 긍정적인 모멘텀이 부족하지만,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스위스 프랑화는 미 달러화 대비 약 14% 상승했다. 이러한 큰 폭의 절상은 스위스 수출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이미 관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품들의 해외 구매자들의 수요를 더욱 감소시킬 수 있다.
SECO는 "전반적으로 하방 리스크가 우세한 상황"이라며 "국제 환경의 악화를 배제할 수 없으며, 금융시장은 여전히 큰 폭의 조정에 취약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