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약화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 손실을 우려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보다는 자체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벤징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LPL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는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 흡수하면서 나타나는 수익성 압박의 징후를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2026년으로 향하는 기업 수익과 연준 정책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치는 연방준비제도가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한 뒤 12월과 1월에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시장 전망과 같이 2026년에 세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로치는 연준의 베이지북을 포함한 최근 민간 부문 데이터에서 물가상승률이 특히 상품 부문에서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헤드라인 수치는 단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9월과 10월 물가 보고서에서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연준의 전반적인 통화완화 기조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로치는 설명했다.
로치는 "베이지북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치는 기업들이 수입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점점 더 꺼리고 있으며, 대신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가 관세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분명하다. 로치는 기업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수익에 다소 부담이 되고 강세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치는 경기 냉각으로 지역 은행들이 더 많은 균열을 보일 수 있지만, 금융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일축했다.
"은행 부문은 10년 전과 같은 취약성을 보이지 않는다"고 로치는 말했다.
로치는 2008년 이후 은행 시스템의 자본 개선을 언급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사태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치는 노동 수요가 완화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소비 활동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경제적 역풍에도 불구하고 로치는 고소득층의 여행과 외식 소비가 지속되면서 '괜찮은' 수준의 연말 쇼핑 시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팬데믹 이후 나타났던 '보복 소비' 붐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침체는 아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연말 소비는 이러한 완만한 둔화세를 반영해 상위층은 견조하고 하위층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