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가계의 재정 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신용카드나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자동차 할부금'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동차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금리도 올해 거의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구매자들은 할부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환 기간을 전례 없이 늘리고 있다.
자동차 정보 제공업체 에드먼즈의 지난달 보고서에 따르면, 신차 구매자의 22.4%가 84개월 이상의 장기 할부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2025년 1분기 20.4%, 전년 동기 17.6%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높은 차량 가격과 긴 할부 기간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더 많은 부채, 더딘 상환, 그리고 신용도가 높은 차주들조차 연체율이 증가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근 밴티지스코어의 새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체 대출 잔액의 약 4%가 30일 이상 연체 상태이며, 주목할 만한 점은 이것이 단순히 서브프라임 차주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재정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프라임 차주들의 연체율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수년간 조용히 진행되어 왔다. 평균 자동차 대출 금액은 지난 15년간 57% 증가해 다른 주요 대출 항목들을 앞질렀다. 콕스 오토모티브 데이터에 따르면 신차의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넘어섰다. 여전히 높은 금리로 인해 신규 대출의 5분의 1이 월 1,000달러 이상의 할부금을 부담하고 있다.
시장 영향
많은 가계에서 정체된 임금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박이 맞물리면서 고소득층조차 신용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자동차 할부금 문제를 넘어 가계 현금흐름과 미국인들이 증가하는 고정비용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1,000달러의 자동차 할부금과 높은 보험료,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는 소비자들은 은퇴자금 적립이나 투자 저축 등을 먼저 줄이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와 같은 젊은 층에게 자동차 구매는 첫 번째이자 때로는 가장 큰 부채가 되고 있다. 긴 대출 기간과 차량 가치 하락으로 인해 다른 자산에서 자본을 형성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 자문가들에게 이러한 추세는 전반적인 재정 건전성을 평가할 때 주택담보대출 외의 부채도 면밀히 살펴봐야 함을 상기시킨다. 대출 조건 검토, 재융자 옵션 모색, 또는 중고차 구매나 리스, 구매 연기와 같은 대안을 논의하는 것이 재정적 유연성에 대한 중요한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자동차 대출이 포트폴리오의 주요 주제가 아니었을 수 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이는 소비자 부담의 조기 경고 신호가 되고 있으며, 이 문제가 고객들의 재정 생활의 다른 영역으로 번지기 전에 통제력을 되찾도록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