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 수익률의 매력에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ETF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채권시장의 지속적인 손실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금리 전망이 복잡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아이셰어스 20년 이상 국채 ETF(NASDAQ:TLT)는 etfdb.com 데이터에 따르면 무려 15억 달러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연초 이후 TLT는 9억7600만 달러의 신규 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2024년 8% 하락에 이어 올해 2% 추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자금 유입 기준 미국 상위 10대 ETF에 들어가는 규모다.
투자자들은 수년 만에 볼 수 없었던 수익률에 베팅하며 최근 국채 연계 자산의 손실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5% 선에 근접해 있다. 이는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지난해 9월 4% 수준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2023년 10월 이전에는 2007년 여름 이후 이런 수준의 수익률을 보지 못했다.
이러한 수익률 급등은 강한 경제 성장 기대와 도널드 트럼프의 새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플레이션이 재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에 기인한다.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60%, 기타 수입품에 대해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이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 특히 노동시장에서 예상보다 강한 경제 지표가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장기간 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됐다.
매파적인 Fed 입장과 탄탄한 경제 성장은 채권 보유자들에게는 역풍이지만, 무위험 5% 수익률을 추구하는 수익 중심 투자자들에게는 매력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국채 ETF로의 자금 유입은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을 넘어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는 데 가치를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etf.com의 수석 ETF 애널리스트인 수밋 로이는 TLT로의 자금 유입이 지난 2년간의 큰 손실에도 불구하고 장기 국채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로이는 "자금 유입은 일부 투자자들이 이번 10년간 자주 보지 못했던 수준의 수익률을 보이는 장기 채권에서 가치를 발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12월 인플레이션 보고서로 옮겨갈 것이다. 이는 향후 몇 주간 채권 시장의 기조를 결정할 수 있다.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온다면 트레이더들이 2025년 금리 인하 횟수를 줄여 가격에 반영하면서 수익률이 더 오를 수 있다.
또 다른 주요 변수는 이달 말 열리는 Fed 회의다. 여기서 정책 입안자들은 2025년 첫 통화정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Fed가 매파적 톤을 보인다면 시장이 올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더 낮게 평가하면서 수익률이 상승할 수 있다.
반대로 더 균형 잡힌 접근법을 취한다면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줄 수 있어 국채 수익률이 현재의 사이클 최고점에서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들은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주 월요일 다시 취임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재정 리스크도 주시하고 있다. 재정적자 지출과 관세 조정 가능성을 포함한 그의 재정 정책은 국채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정적자 확대는 채권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가해 장기 국채 투자자들에게 또 다른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다.
그러나 30년 만기 수익률이 9월 4%에서 현재 5%로 100bp나 급등한 만큼 투자자들이 이미 어려운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 전망을 가격에 반영했을 수 있다. 이는 경제 지표가 예상을 밑돌거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경우 채권 시장의 큰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듀레이션이 15.97년인 아이셰어스 20년 이상 국채 ETF는 장기 수익률이 1%p 하락할 경우 펀드가 약 16%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